켈리 “트럼프 보좌, 뼈가 갈리는 듯 어려워…군인 정신으로 버텼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8-12-31 09: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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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2017년) 3월 국토안보장관 시절의 존 켈리 비서실장 모습. 사진출처 미 국토안보부 플리커 계정
“군인은 도망가지 않는다.”

1월 2일 백악관을 떠나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12월 30일(현지 시간)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던 트럼프 백악관에서 ‘군인정신’으로 1년 5개월을 버텼다고 털어놨다. 논란이 끊이질 않는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이 ‘뼈가 갈리는 듯한(bone crushing) 어려움’을 안겼지만 “그래도 해내야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성향을 제어하는 행정부 내 ‘어른들’ 중 하나로 꼽혔다. 이번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결코 불법을 저지른 적은 없었다고 백악관을 변호하면서도 이민 정책 등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드러냈다.

켈리 실장은 “(비서실장직을 맡은 2017년 7월 말엔) 백악관에 시스템이랄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백악관 내 권력 투쟁 등이 그 이유 중 하나였다”라고 말했다. 켈리 실장은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백악관 보고체계를 정비하는 등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다. 그는 평소 오전 4시에 일어나 오후 9시에 퇴근하는 일상을 보냈으며, 퇴근 한 뒤에도 보안시설이 갖춰진 구역에서 기밀 보고서를 검토하곤 했다고 전했다. “보안요원들이 지키고 있어 맥주 한 잔도 제대로 못했다”는 소회를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적인 일을 수행하라고 명령한 적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켈리 실장은 “(불법을 명령했다면) 직원들이 이를 불복종했을 것이다”라며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적인 일을 수행하라고 명령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해고할 거라고 얘기했다면 스스로 물러났을 것”이라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이 아무런 지식도 없이 정책 결정을 내린 적은 없다”며 “그의 결정을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는 자신의 정책 결정이 가져올 파급력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켈리 실장은 이민정책과 미국-멕시코 국경 지대의 장벽 건설과 관련해서는 대통령과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켈리 실장은 “대통령은 여전히 ‘장벽’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행정부 초반에 이미 실무진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곳에 콘크리트장벽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불법 이민자 대부분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다”며 “어린 불법이민자들에 대해선 오로지 연민이 들 뿐이다”라고 말했다. ‘캐러밴’으로 알려진 불법이민자들 중 중동 출신 테러리스트가 숨어 있다며 그들을 강력하게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의 어조와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켈리 실장은 “이민 정책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불법 이민을 막고자 한다면 미국 내의 마약 수요를 줄이고 중남미의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켈리 실장은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민주당에 빼앗긴 11월 중간선거가 끝난 뒤 비서실장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안을 정치적 프레임을 통해 바라보는 사람이 비서실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LA타임스는 “켈리 실장이 좌충우돌했던 자신의 비서실장 임기를 변호했다”고 평가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