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장난치려 ‘2년’ 동안 벼른 악동 딸, 결과는?

celsetta@donga.com2018-12-27 11: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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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디 브라운 씨 트위터(@mcjude)
짓궂은 장난으로 다른 사람을 골탕먹이는 건 상당히 재미있지만, 제대로 된 장난에는 고도의 기술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타겟에게 위해를 끼치지 않아야 하며 서로 한바탕 웃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의 선도 지켜야 하죠. 멋들어진 장난 한 번을 기획하고 실행하려면 창의력과 결단력이 모두 필요합니다.

영국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주디 브라운(Judy Brown)씨는 그런 면에서 최고 수준의 악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장난기가 많았던 브라운 씨는 지난 2016년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버지에게 재미난 장난을 쳤습니다. 페레로 로쉐 초콜릿을 사서 내용물을 방울양배추로 바꿔치기 한 다음 아빠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건넨 것입니다.

초콜릿 대신 방울 양배추를 넣고 원래대로 꼼꼼하게 다시 포장하자 아버지는 깜빡 속고 말았습니다. ‘고맙다, 그럼 어디 한 번 먹어볼까’라며 포장지를 벗긴 순간 드러난 건 초콜릿이 아닌 초록색 미니 양배추였습니다.

“포장을 하나하나 벗기며 황당해하는 아빠 표정은 정말 일품이었어요. 그 날 이후 아빠는 초콜릿을 드실 때마다 절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셨죠!”



사진=주디 브라운 씨 트위터(@mcjude)
사진=주디 브라운 씨 트위터(@mcjude)
그리고 2018년 크리스마스, 브라운 씨는 다시 한 번 악동의 진면목을 발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번에도 소재는 초콜릿이지만 그는 한 단계 발전한 방법을 택했습니다. 방울양배추에 초콜릿과 헤이즐넛 조각을 입혀 포장을 벗겨도 정말 페레로 로쉐 초콜릿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입에 넣기 전까지는 절대 알아챌 수 없도록 말이죠. 아버지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날 우리 가족은 트리 주변에 모여 앉아 선물을 열었어요. 아빠는 ‘또냐’라는 듯 절 바라보시더니 포장을 뜯으셨어요. 이번에는 멀쩡한 초콜릿이 들어 있는 걸 보고 놀라시는 눈치였죠.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초콜릿인 걸 확인한 아빠는 안심한 듯 한 입에 쏙 넣으셨고… 하하하!”

아버지의 표정이 만족감-승리감-뿌듯함-실망-혼란-현실 자각-공포-역겨움 순으로 바뀌는 걸 본 브라운 씨는 깔깔 웃으며 바닥에 뒹굴었습니다.



사진=주디 브라운 씨 트위터(@mcjude)
딸의 귀여운(?) 장난과 화목한 집안 이야기에 네티즌들도 즐거워했습니다. “다음 번엔 진짜 초콜릿을 방울양배추 모양으로 만들어서 아빠 눈 앞에서 먹어보자”, “한 개만 양배추로 하고 나머지는 초콜릿으로 채우는 것도 스릴 있고 괜찮을 듯”이라며 아이디어(?)를 제안한 이들도 많았습니다.

브라운 씨는 12월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장난 프로젝트’의 전말을 공개하며 “아직도 웃고 있어요. 아마 하루 종일 웃음이 나올 것 같아요”라고 적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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