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 아빠의 신상을 공개합니다”…‘등촌동 살인사건’ 피해자 딸들의 호소

lastleast@donga.com2018-12-21 14: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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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전 부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강서구 등촌동 전처 살인 사건’ 피해자의 딸들이 가해자인 부친의 실명과 얼굴 사진을 인터넷에 직접 공개했다.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등촌동 살인사건 피해자 딸이다. 살인자인 아빠 신상 공개한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지금까지 많은 분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을 해주셨고 일면식도 없는 저희에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거리에서 많은 분이 서명운동에 참여해주셨다. 국가기관 관계자분들께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지금까지 많은 분의 격려와 위로가 저희에게 많은 힘이 되었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오늘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로부터 60일이 되는 날이다. 우리 가족은 아직도 그날을 잊지 못한다”며 “살인자는 돌아가신 엄마와 우리 가족 중 누구를 죽일까 목숨을 가지고 저울질을 했다고 하더라. 이에 또 한 번 우리 가족은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1심 첫 재판이 열린다. 아직 그 살인자가 두렵다”며 “하지만 많은 분의 격려가 있었고 제 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엄마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의 간절함이 살인자에 대한 두려움을 이길 수 있게 작은 힘을 보태 달라. 길고 긴 싸움 앞에서 제가 무너지지 않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저는 살인자인 아빠의 신상을 공개하려 한다”며 아버지의 실명과 얼굴이 드러난 사진 2장을 공개했다.

그는 “이 잔인한 살인자가 다시는 사회에 나오지 못하도록, 우리 가족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멀리 퍼뜨려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21일 검찰은 전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49)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날 오전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무기징역과 10년간 위치추적 장치 부착 명령, 보호관찰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씨는 지난 10월 22일 새벽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전 부인 이모 씨(47)를 10여 차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범행 전 8차례에 걸쳐 현장을 사전 답사하고 당일 가발을 쓰고 접근하는 등 치밀함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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