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만 원 들여 ‘손가락 욕’ 조각 세운 남자 “보람찬 소비였다”

celsetta@donga.com2018-12-14 15: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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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yNBC5-WPTZ / Youtube
미국 버몬트 주의 한 남성이 자기 돈 4000달러(약 450만 원)를 들여 마을에 흉물(?)을 설치했습니다. 그가 세운 ‘손가락 욕’ 포즈 조각상은 큰 길 옆 높은 기둥 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317kg에 달하는 조각상 밑에는 조명이 설치돼 한밤중에도 위용을 뽐냅니다.

이 괴이한 동상을 설치한 남성 테드 펠키(Ted Pelkey·54)씨는 버몬트 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입니다. 트럭 수리 및 단섬유 재활용업에 종사하는 펠키 씨는 작업장으로 쓸 만 한 차고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현지 위원회는 펠키 씨에게 토지 허가를 내어 줄 수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밀고 당기는 싸움이 10년 간 계속됐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펠키 씨는 “왜 허가를 안 내 주는지 알 수 없다. 나는 공정한 대접을 못 받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사진=MyNBC5-WPTZ / Youtube
펠키 씨는 복수를 결심했습니다.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못 살게 군 담당자들에게 꾸준히 불쾌감을 줄 방법을 고민한 끝에 펠키 씨는 특정한 손동작을 취한 조각상을 설치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조각상은 광고 목적이 아닌 데다 ‘예술’의 일종으로 취급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누군가 조각 소유자인 펠키 씨의 동의 없이 작품을 철거하면 발언의 자유를 침해하는 셈이 됩니다.

조각상을 보는 주민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시스템에 대한 유쾌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한 운전자는 NBC5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멋지다. 집에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펠키 씨는 “돈은 전혀 아깝지 않다. 내가 인생에서 한 일 중 가장 멋진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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