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에 ‘약’타는 남자 발견하고 데이트 강간 막아낸 여성들

celsetta@donga.com2018-12-1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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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상대의 술잔에 수상한 약물을 타는 남자를 목격하고 현명하게 대처해 범죄를 막아낸 여성들이 다시금 화제입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산타모니카에 거주하는 소니아 울리히(Sonia Ulrich), 마를라 솔처(Marla Saltzer), 모니카 케넌(Monica Kenyon)씨는 서로 절친한 사이입니다. 세 여성은 지난 2016년 5월 근처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모니카 씨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했습니다. 모니카 씨는 작은 목소리로 “너희들 뒤에 있는 남자가 여자 술잔에 뭔가를 탔어”라고 속삭였습니다.

슬쩍 돌아보니 데이트 중이던 남녀 중 여성은 잠시 화장실에 갔는지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남성은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척 하면서 손에 작은 약병을 쥐고 있었습니다. 소니아 씨와 친구들은 충격을 받았지만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재빨리 움직였습니다. 소니아 씨는 얼른 화장실로 가서 뒷자리 여성을 붙잡았습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당신 데이트 상대가 술잔에 약을 탄 것 같다”고 알려주자 여성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습니다. 충격 받은 여성은 “저 사람은 내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다. 사귄 지 얼마 안 됐는데… 심지어 난 오늘 내 차를 두고 그의 차를 타고 왔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소니아 씨가 여성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태연하게 행동하라고 당부하는 사이 남은 두 친구는 식당 직원에게 협조를 구했습니다. 데이트강간 용의자를 잡기 위한 작전이 시작된 것입니다.

용의자와 여성이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향하자 계산대 직원은 ‘결제 시스템이 고장 났나 보다.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시스템을 확인한다며 시간을 끄는 사이 경찰이 도착했고, 남성은 즉각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즉시 술잔을 확인하더니 “약물이 들어간 게 맞는 것 같다. 경찰서로 가자”며 남성을 연행했습니다.

용의자가 끌려 나가자 가게 안은 흥분과 감탄으로 가득찼습니다. 사정을 알게 된 손님들은 환호하며 “내 여동생도 저런 일을 겪었다”, “당신들은 영웅이다”, “당신들은 지금 사람을 구한 것”이라며 박수를 쳤습니다.

이후 산타모니카 경찰은 현장에서 연행된 남성 마이클 쑤(24)가 약물을 이용해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죄가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소니아 울리히 씨 페이스북
소니아 씨는 이 사건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며 “당시 식당에 있었던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뭔가 의심스러운 상황을 본다면 그냥 넘기지 말고 꼭 행동하자”는 말과 함께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사진 속 소니아, 마를라, 모니카 세 사람은 총 쏘는 포즈를 취하고 ‘우리가 지켜보고 있으니 약 먹일 생각은 하지도 마!’라는 글을 덧붙였습니다.

뛰어난 관찰력과 정의감으로 위험한 사건을 막아낸 세 여성의 기지에 네티즌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소니아 씨의 게시글은 11만 번 이상 공유되었으며 많은 이들이 “우리는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 “이런 일이 일상에서 벌어진다는 게 무섭다. 여러분은 진정한 정의의 사도”라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