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간 친구 묘비 만들려 아르바이트 하는 12세 소년

celsetta@donga.com2018-12-11 17: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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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폭스뉴스 페이스북 캡처
세상을 떠난 친구에게 묘비를 선물하고 싶어 아르바이트 중이라는 열두 살 미국 소년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디트로이트 뉴스, 폭스뉴스 등 미국 매체들은 최근 칼렙 클라쿨락(Kaleb Klakulak)군과 케네스 그로스(Kenneth Gross)군의 진실된 우정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두 어린이는 케네스가 백혈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늘 함께였습니다. 칼렙은 친구를 재미있게 해 주려 게임을 갖고 오기도 하고 병실에서 TV를 보며 웃고 떠들기도 했습니다.

병을 이겨내고 다시 전처럼 즐거운 학교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안타깝게도 케네스의 병세는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케네스는 결국 지난 5월 1일 열두 살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친구의 죽음에 크게 상심한 칼렙을 더욱 우울하게 만든 것은 케네스의 묘지에 번듯한 묘비 하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케네스의 어머니 싱글턴 씨는 치료비로 모든 돈을 다 써 버려 묘비를 세울 자금이 남아 있지 않다고 털어놨고, 칼렙은 직접 돈을 모으기로 결심했습니다.



사진=Kristy Hall
영면에 든 친구의 무덤가에 마지막 선물을 주고 싶다는 소년의 마음은 진실했지만 현실적으로 열두 살 소년이 모을 수 있는 돈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칼렙은 동네에 버려진 유리병을 모아 팔았고 용돈을 벌 수 있는 잔심부름이라면 뭐든 도맡았습니다.

칼렙이 동분서주하는 이유를 알게 된 어머니 크리스티 홀(Kristy Hall)씨도 힘을 보태겠다고 나섰습니다. 홀 씨는 묘비 세울 돈을 바로 보태 줄 수도 있었지만 잠자코 아들을 지켜보고 응원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미성년자인 아들을 대신해 페이팔(PayPal)계정을 개설하고 페이스북에 “집에 버릴 유리병이 있거나 낙엽 쓸기 같은 잔심부름 거리가 있는 분들은 우리 아들을 불러주세요”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홀 씨는 “집중해서 열심히 일하는 게 칼렙의 상처 치유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칼렙이 이렇게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 케네스의 어머니께도 위로가 되었으면 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칼렙이 목표로 잡은 액수는 2500달러(약 282만 원)입니다.

사랑하는 아들을 기억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싱글턴 씨에게도 힘이 됐습니다. 그는 “제 아들은 여기 없지만 칼렙은 변함없이 케네스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케네스는 칼렙과 친해지고 나서 매일 집에 오면 칼렙 자랑을 했어요. ‘엄마, 칼렙을 만나보셔야 해요’라면서요. 실제로 만나 보니 칼렙은 정말 착한 소년이었습니다. 이런 좋은 친구를 둔 우리 아들도 정말 좋은 아이였어요”라며 눈물지었습니다.

칼렙은 인식표 목걸이에 케네스의 이름을 새겨 늘 걸고 다닙니다. 작은 손으로 목걸이를 움켜쥔 소년은 “저는 숨어 있다가 케네스를 깜짝 놀라게 해 주곤 했어요. 케네스는 아주 많이 웃었죠”라며 친구와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