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간 동료에게 메일 보냈더니 이런 답장이…” 갑론을박

celsetta@donga.com2018-12-11 14: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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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디지털 피로감, 퇴근해도 퇴근이 없는 삶은 전 세계 직장인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고민거리 중 하나입니다. 퇴근 후에도 울리는 메신저 때문에 피로를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죠. 프랑스에서는 2017년부터 근로자가 퇴근 후 이메일을 보내거나 받지 않을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퇴근 후 메일이나 메신저 보내지 않기 운동을 펼치는 회사들이 있지만 ‘저녁 있는 삶’이 완벽히 정착되려면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퇴근 후에 받아도 마음이 조급해지는 업무 관련 메일을 휴가지에서 받게 된다면 어떨까요. 아마 메일을 보낸 사람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이용하는 한 네티즌은 “휴가 떠난 동료 로이(Roy) 에게서 멋진 메일이 왔다”며 이미지 하나를 공개했습니다.

사진=Reddit
알고 보니 로이 씨의 답신은 미리 설정해 둔 자동응답 메일이었습니다. 그는 “안녕하세요! 네, 네 알아요. 곧바로 답장이 와서 놀라셨죠? ‘와, 이 사람 휴가 갔다더니 칼같이 답장하네!’ 하고요”라며 위트 있게 편지를 시작했습니다.

이어지는 내용 역시 읽는 사람에게 웃음을 줍니다. 로이 씨는 “하지만 애석하게도 전 지금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과 찬란한 태양이 내리쬐는 섬에 와 있답니다. 아, 루크 스카이워커(‘스타워즈’ 등장인물)와 지미 헨드릭스(기타리스트)말고요. 제 아내와 아들 말이에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쉬는 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니 추천 드려요”라고 적었습니다.

로이 씨는 12월 11일 직장에 복귀하기 전까지는 연락이 되지 않을 것이라 밝히며 “제가 상어에 물리지 않는다면 11일 이후 답장을 드릴 수 있을 거예요. 만약 물린다 해도 괜찮아요. 상어에게는 ‘해피밀’이 될 테니까요”라며 능청스레 농담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당신이 저를 야채 커리와 데스 메탈을 사랑하는 다정한 남자로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또 이 자동응답 편지가 당신의 하루를 조금이나마 밝게 만들어 주었기를 바라요.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라는 인사로 편지를 맺었습니다.

남다른 ‘부재중 자동응답’ 메일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반으로 갈렸습니다. “유머 있는 편지라 즐겁다”, “이런 자동응답이 돌아온다면 일하다 잠시 웃을 수 있겠다”, “직장 분위기가 좋다면 이렇게 보내도 될 듯”이라며 즐거워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전문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농담이 너무 길다. 개그 욕심이 과하신 듯”, “급한 업무일 경우 누구에게 대신 연락해야 하는지 적어야 한다”등의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웃음을, 누군가에게는 황당함을 준 한 직장인의 자동응답 메일. 아마 로이 씨 본인은 ‘제 글을 보고 한 명이라도 미소를 지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라고 하지 않을까요.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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