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 들여 실물 크기 ‘노아의 방주’ 만든 아마추어 목수들

celsetta@donga.com2018-12-09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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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아의 방주 재단(Ark of Noah Foundation)
취미로 목공을 하는 아마추어 목수들이 모여 실물 크기 ‘노아의 방주’ 를 만들었습니다. 기독교 성경에 등장하는 거대한 방주를 현실에 재현할 생각을 처음 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네덜란드 출신 요한 휘버(Johan Huibers)씨는 1993년 어린 자녀들에게 노아의 방주 그림책을 읽어 주다가 ‘정말로 방주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가족들에게 말하자 아내는 “당신이 방주를 완성할 때쯤에는 휴가를 달나라로 가는 시대가 되어 있을 걸!”이라며 폭소했다는데요. 요한 씨는 주변의 놀림에도 굴하지 않고 작업을 시작해 2006년 정말로 방주를 만들었습니다. 비록 성경에 묘사된 방주 크기의 절반 정도였지만 놀라운 성취였습니다.

하지만 요한 씨는 작은 방주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실물 크기’ 방주를 만들어 보기로 결심하고 2008년 뜻을 같이 하는 아마추어 목수들과 의기투합해 비영리재단인 ‘노아의 방주 재단’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에 뛰어들었습니다. 모두들 취미로 하던 목공에 푹 빠져 뛰어난 솜씨를 갖게 된 사람들이었지만 전문 조선공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사진=노아의 방주 재단(Ark of Noah Foundation) 공식 웹사이트
사진=노아의 방주 재단(Ark of Noah Foundation) 공식 웹사이트
사진=노아의 방주 재단(Ark of Noah Foundation) 공식 웹사이트
나무를 깎아 만든 동물 형상들로 가득 찬 방주를 만드는 데는 160만 달러(한화 약 17억 7000만 원)나 들었습니다. 방주 높이는 5층 건물에 필적하며 길이 125미터, 폭은 29미터에 달할 정도로 커 5000여 명이 한 번에 탑승할 수 있습니다. 내부는 나무로 되어 있지만 배 겉 부분은 금속으로 마무리한 거대 방주 무게는 2500톤입니다.

여러 사람의 기부 덕에 2012년 완성된 거대 방주는 미국 중부와 북부의 여러 항구들을 돌아다니며 선교 활동과 공연 등을 펼쳤습니다. 배를 운행해 얻은 수익은 전액 다음 항해 준비와 어린이 지원 사업에 쓰입니다.

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주다 커다란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요한 씨의 다음 목표는 성경에 나오는 땅 이스라엘에 방주를 몰고 가는 것입니다. 그는 “2016년 리우 올림픽 때에 맞춰 브라질에 가려 했으나 안전 문제로 미뤄졌습니다. 언젠가는 ‘방주’를 타고 이스라엘에도 가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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