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설명회서 ‘핫스팟’ 이름 변경해 여고생 성희롱…“젠더 폭력”

eunhyang@donga.com2018-11-30 15: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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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게시물(아이디 Hf****)
부산에 위치한 한 대학교 입시설명회에서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핫스팟’(공동 와이파이)을 이용해 여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위터 이용자 Hf****는 11월 29일 트위터를 통해 부산의 A 고(남고)와 B 고(남고)의 학생들이 C 여고생들을 성희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달 21일 저희 학교(C 여고)에선 인근 대학교로 입시 설명회를 다녀왔다. 그곳에서 A  고, B 고 학생들이 핫스팟으로 다음 사진과 같이 저희 학교 학생들을 성희롱했다. 저희는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공개 사진은 당시 현장에서 잡힌 핫스팟 문구들을 보여준다. 해당 문구는 ‘C 여고 XX리네’, ‘‘섹XX’ 등 선정적이고 성희롱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누리꾼은 “입시설명회가 열린 학교는 부산의 D 대학교”라며 “입시설명회를 주최했던 대학교 측에선 단순히 ‘장난’이라고 넘어가려고 한다. 저희는 이 일이 이렇게 묻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렇게 성희롱을 한 것은 분명한 젠더 폭력이며, 저희는 가해 학생들이 모두 처벌받기를 원한다”라고 했다.

해당 게시물은 온라인에 확산하고 있으며, 누리꾼 일부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핫스팟 이름을 보고 충격을 받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이것도 성희롱에 포함된다. 이런 짓을 한 학생을 찾아서 처벌을 해야한다”(mi****), “저런 게 장난이라고 할 수 있는 문제냐. 당장 찾아내서 처벌하라”(ch****), “그냥 지나가버리면 또 같은 잘못을 반복할 거다. 반드시 찾아내서 잘못한 걸 알려줘야 한다”(ka****)라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 D 대학교 관계자는 30일 동아닷컴에 “남학생들이 와이파이 에그 같은 자기들 개인 와이파이를 가지고 와서 그런 일을 저지른 거다. 같은 자리에 있던 여고생들이 공용 와이파이를 쓰려고 했다가 논란이 생긴 것”이라며 “학생들이 개인 물건 가지고 그런 걸 압수할 수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문제가 생긴 뒤 사전 예방을 하고 있다. 학교 측에선 입시설명회를 하기 전에 핫스팟 이름으로 장난하지 말라는 공지를 내리고 있다”라며 “지금까지 이런 문제가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시대가 변하다보니까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A 고등학교와 B 고등학교는 해당 문제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A 고 관계자는 “말씀드릴 분이 안 계시다. 고3 교사들은 다 퇴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B 고 관계자는 “그런 문제가 있다는 건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 학교 학생들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당시 고등학교 3곳이 갔다. 담임 교사들을 통해 학생들 중 누가 그랬는지를 찾으려 했으나 (그런 학생은) 없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na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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