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0억 기부한 마크 저커버그 이름 병원서 지워라”

phoebe@donga.com2018-11-30 11: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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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에 휩싸인 페이스북에 큰 불만을 품은 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정치인이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의 이름을 지역 병원에서 지으려 하고 있다.

11월 29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2015년 페이스북 창립자 저커버그와 그의 의사 출신 부인인 프리실라 찬(Priscilla Chan)은 7500만 달러(한화로 약 842억 원)를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에 기부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은 ‘저커버그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Zuckerberg San Francisco General Hospital)’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올해 초 영국 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페이스북을 이용해서 수천만 명 이용자 개인정보를 유출해 미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스캔들이 불거지자, 이 병원 간호사들은 병원 간판에 적힌 저커버그 이름에 테이프를 붙이는 등 항의 시위를 펼쳤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월 27일 샌프란시스코 시의원 아론 페스킨(Aaron Peskin)가 병원 이름에서 저커버그를 삭제하라고 시에 공식 요청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페스킨 의원은 ‘저커버그 이름 제거 절차 개요’ 자료를 요구했다고 한다.

그는 “마크 저커버그와 (페이스북 COO) 셰릴 샌드버그가 개인정보 유출 책임을 회피하고 공개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사실 그건 혐오스럽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방정부가 일회성 기부의 대가로 공공시설에 마구 자기 이름을 붙이려는 기부자들을 방관한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미 언론은 샌프란시스코 정치인이 저커버그 이름 제거를 요구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페이스북 브랜드의 인기 하락을 알리는 신호로 보고 있다.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저커버그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 수잔 에를리히(Susan Ehrlich) 원장은 이메일 성명에서 이름 변경을 옹호했으나, 만약 그 일이 진행된다면 병원이 변화에 맞서 싸울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이름 짓기는 자선사업에 있어서 중요한 협약이며, 우리 병원은 지역사회, 샌프란시스코의 시와 카운티, 그리고 관대한 민간 자선 단체의 지원에 의존 한다. 찬 박사와 저커버그 씨가 우리의 병원과 직원,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의 건강을 높이 평가해 그들의 자원을 우리의 임무에 기부하게 되어 영광이다.”

데이터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에 고객 정보를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 심리학과 연구원인 알렉산더 코건은 개인성격 파악 퀴즈 앱을 통해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정보를 수집해 이 회사에 넘겼다. 나중에 이를 안 페이스북은 2015년 이 회사에 데이터 삭제를 요구했으나 확인 조치는 하지 않았다. 이 앱을 통해 정보가 유출된 개인은 최대 8700만 명이며 이중 미국인은 7100만 명으로 밝혀졌다.

사건 이후 저커버그는 미 의회 청문회에 두 차례 참석해야 했다. 이후에도 페이스북에서 이용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이어졌고, 악재가 겹친 페이스북은 지난 7월 25일 고점에서 4개월 만에 40% 가까이 추락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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