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그룹, 뉴질랜드 원주민 기도문 사용 논란 “경시” vs “홍보”

ptk@donga.com2018-11-29 17: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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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on Says 뮤직비디오 캡쳐
케이팝 그룹 ‘NCT127’이 신곡에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기도문 ‘카라키아(karakia)’를 사용해 현지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

11월 29일 뉴질랜드 텔레비전방송(TVNZ)은 “인기 있는 한국의 소년 그룹 NCT127가 신곡 시작부분에 카라키아를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유튜브에 업로드된 NCT127의 신곡 ‘사이먼세즈’(Simon Says) 뮤직비디오는 이날 739만회를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논란이 된 대목은 도입부에 나온다. 마오리족의 지적재산을 강조하는 뉴질랜드 빅토리아 대학의 아로하 미드 교수는 “노래 (도입부)에 사용된 단어들은 ‘카라키아’라는 마오리 기도에 쓰이는 말”이라며 “그들(마오리족)이 매우 중요시하고 경의를 표하는 말”이라 설명했다.

어어 “따라서 노래에 그런 정신을 담은게 아니라면,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드 교수는 “해당 단어들은 마오리족이 토론을 끝낼 때 사용하는 것인데, 노래 도입 부분에 삽입했다는 것은 그들(NCT127측)이 용어에 대해 제대로 조사해보지 않고 사용했음을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또 “문화에서 영감을 받는 것과 그것을 존중하려는 자세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그것을 사용하는 게 적절한지 부적절한지 조사해 보지 않고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네티즌의 반응은 엇갈렸다. “문화를 도용하는 것”이라며 비판적 시각을 보이는 이들이 있지만 “마오리 문화를 국제적으로 널리 홍보하고 있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일부 팬들은 아예 카라키아 부분을 삭제한 후 다시 온라인에 올렸다고 매체는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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