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두 점에 무너진 사랑…남친 ‘칼더치’에 질린 女, 결국 이별 통보

jeje@donga.com2018-11-28 18: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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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트 판 화면 캡처
연인과 보쌈을 먹다가 고기 두 점을 한꺼번에 먹었다는 이유로 결별한 커플이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11월 28일 네이트 ‘판’에는 연인과 고기를 먹다 이별을 결심했다는 여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1년간 남자친구와 교제했다고 밝힌 그는 남자친구의 합리적인 모습이 덤벙대는 자신과 달라 끌렸다고 털어놨다.모든 걸 합리적으로 계산한다는 남자친구의 방식에 불만 없이 응해온 그는 “데이트 비용도 언제나 각자 계산했고, 만나는 장소도 항상 남자친구네 동네와 우리 동네 중간 지점에서 만났다”며 별 불만 없이 사귀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10원 하나 손해보려하지 않는 남자친구 모습에 서운하기도 했다고 한 그는 “계산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식사 메뉴도 같은 가격의 음식으로 먹으라고 강요하거나 자신과 같은 음식을 주문하라고 압박했다”고 토로했다.

이 여성은 서운함을 삭이다 결국 지난 주말 폭발하고 말았다. 보쌈을 먹으러 간 두 사람은 맛있게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남자친구가 급하게 쌈을 싸먹고 있는 것을 본 여성은 “자기야 체하겠다. 천천히 먹어”라며 걱정했다. 그러나 남자친구에게서 돌아 온 말은 “너는 지금 쌈 싸 먹을 때 고기 두 점 넣었잖아. 나는 쌈 하나에 고기 한 점씩 먹어”라며 “너랑 맞추려고 그러는 거야. 너는 한 번에 두 점 먹을 때 나는 한 점씩 두 번 먹는 거뿐이야”였다.

1원조차 손해 보려고 하지 않는 남자친구의 모습에 질린 그는 결국 이별을 통보했다고 한다. 이 여성은 그동안 참아왔던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은 “거래처에서 손해 안 보려고 하는 거 노골적으로 보이면 화가 나는데 연인이 그러면 완전 화날 것 같다” “ ‘칼더치’하는 사람 만나지 마세요” “저 모습 보고 정 안 떨어질 사람도 있을까” 등 이 여성의 불만에 공감하는 댓글을 남겼다.

반면, “같은 비용을 내고 제몫을 챙기는 것도 잘못된 건가” “똑같이 냈으니 똑같이 먹는 게 맞다” “고기 두 점씩 먹으면 나 같아도 화난다” 등 남자친구 입장에 동조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 사연이 실화인지 ‘주작’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남녀평등이 부각하면서 데이트 비용 문제로 연인과 다툼을 벌이다 결국 이별까지 하게 되는 경우는 종종 볼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10월 온라인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10~5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데이트 비용 관련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1%가 ‘데이트 비용 문제로 헤어질 수 있다’고 답했다.

해결책으로 데이트 비용을 5:5로 분담할 수 있도록 커플 데이트 통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커플통장은 연인이 돈을 각출해서 예금해놓고, 데이트 비용을 지불할 때 사용하는 것이다. 주로 경제 수준이 비슷한 대학생 커플이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제 수준 격차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절반씩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오히려 불공평하다는 의견도 있다. 더 잘 버는 사람이 조금 더 내는 것이 공평하다는 것.

남자가 더 많은 데이트 비용을 지불해야한다는 사회적 인식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해 8월 20·30대 미혼남녀 40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다. 남녀의 적정 데이트 비용 분담률은 대체로 ‘6 대 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10대는 ’55 대 45’, 20대는 ’58 대 42’, 30대는 ’60 대 40’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남자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웠다.

일각에서는 남자의 평균 임금이 여자보다 높은 것을 이유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6년 발표한 ‘성별 임금 격차’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36.7%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여자보다 남자가 임금이 높은 것은 ‘군호봉’을 합했기 때문이라며 불만이면 군대에 다녀오라며 날선 목소리가 나왔다. 이처럼 데이트 비용은 남녀 갈등의 주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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