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비 ‘빚투’에 모범답안 이병헌 재소환…“사망 父 빚, 꼼수 안쓰고 다 갚아”

lastleast@donga.com2018-11-27 15: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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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사진|스포츠동아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최근 래퍼 마이크로닷을 시작으로 래퍼 도끼, 가수 비까지 과거 연예인 부모에게 돈을 빌려 준 뒤 받지 못했다는 주장, 이른바 ‘빚투(빚+미투)’가 연이어 제기되면서 연예인들의 가족 논란이 시끄러운 가운데, 배우 이병헌이 과거 아버지가 남긴 거액의 빚을 대신해 갚았다는 내용이 재조명되고 있다.
 
가장 먼저 논란이 불거진 것은 마이크로닷이다. 최근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과거 지인들에게 큰 돈을 빌리거나 연대보증을 세운 뒤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결국 마이크로닷은 사과와 함께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26일에는 도끼의 어머니가 과거 중학교 동창의 돈 1000만 원 가량을 빌린 뒤 현재까지 갚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어 비의 부모가 약 30년 전 2300만 원을 빌린 이후 갚지 않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이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최근 연예인 가족의 채무 관련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일각에서는 이병헌의 일화가 덩달아 재조명되고 있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이병헌 아버지 빚 갚은 썰”, “이병헌이 아버지 빚에 대처하는 자세” 등이라며 이병헌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2017년 10월 방송된 tvN ‘명단공개’에 따르면 이병헌이 배우로 인기몰이를 하던 1998년경 건설업에 종사하던 그의 아버지는 사업 실패를 겪었고, 그 충격으로 쓰러지신 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후 이병헌은 빚더미에 앉게 되면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이병헌은 당시 얼굴이 알려진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로봇 의상을 입고 학습지 광고를 하기도 했고, 전국 나이트클럽을 돌며 사인회를 개최하는 등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그 결과 약 3년 만에 빚을 청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헌은 2013년 SBS ‘힐링캠프’를 통해 당시 어려웠던 시절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병헌은 “TV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알리며 배우로 빛을 보고 있을 즈음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집안의 가장이 돼야만 했고, 설상가상 아버지가 사업으로 남긴 빚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며 “빚 때문에 닥치는 대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이병헌은 빚을 모두 갚은 이후에도 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이병헌은 “아버지가 남기신 빚을 다 갚고 드라마는 사랑 받고 있는 상황에서 행복해야 하는데, 나 혼자 화장실만한 공간에 갇혀있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매 순간 내가 죽은 느낌이었고 내 생애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간이었다”며 “일어나는 순간 ‘왜 내가 눈을 떴지? 다시 잠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직 잠자는 순간만이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힘들었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병헌의 이 같은 일화가 재조명 되면서 누리꾼들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빚을 갚은 이병헌을 재평가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한정승인, 상속포기하면 돈을 합법적으로 갚지 않아도 되는 돈이지만 신인배우이던 이병헌은 아버지 명예와 도의를 위해 몇 년간에 걸쳐 돈을 모아 빚진 사람들에게 다 갚아줬다. 이런 이병헌의 양심 좀 보고 배워라”(sosa****), “마이크로닷, 도끼는 참고하세요”(sniper_****), “이병헌 좀 본받고 살아라”(neut****), “좀들 배워라. 진심어린 사과하면서 다른 말 말고 갚아라. 이병헌 봐라 더 잘되잖아. 이유가 있어”(fbsx****) 등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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