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골프를 친 나치 수용소 전쟁포로들

phoebe@donga.com2018-11-25 08: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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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나치 포로수용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데요. 최근 골프가 연합국 포로들이 악명 높은 독일 북부 스탈라크 루프트 3(Stalag Luft III) 포로수용소에서 인간성을 지키며 생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스탈라크 루프트 3 포로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4년 3월 76명의 연합군 포로가 탈출하는 내용을 그린 할리우드 영화 ‘대탈출’로 유명한 나치 포로수용소입니다.

미국 골프 협회의 선임 콘텐츠 프로듀서인 마이크 트로스텔(Mike Trostel)씨는 폭스뉴스에 1942년 USGA(United States Golf Association)가 전쟁 기간 모든 골프 선수권 대회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골프 선수들의 경기에 대한 사랑은 스탈라크 루프트 3 수용소의 처참한 삶에서도 계속됐습니다.

트로스텔 씨는 “미국과 영국 죄수들은 정말로 인간성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 많은 것은 스포츠, 특히 골프를 통해서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포로수용소에 있는 독일 교도관들은 죄수들이 기본적인 골프 홀을 만들 수 있도록 허락했다”라고 했습니다.

전쟁 포로들은 나무 그루터기에서 전신주까지 모든 것을 동원해 임시 골프장을 설계했습니다. 

스탈라크 루프트 3에 수감된 영국 왕립공군 장교들은 1944년 새 오두막을 짓는 기초를 다졌다.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트로스텔 씨는 폭스뉴스에 미국 적십자가 스탈라크 루프트 3 수용소에 있는 영국군과 미군 포로들에게 골프채를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적십자는 전시용 고무 차출로 인해 골프공을 보낼 수는 없었고, 골프공을 만들려는 군인들은 독창성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포로들은 자신의 부츠를 해체해 골프공을 만들었습니다. 트로스텔 씨는 “병사들은 그들의 부츠 꼭대기에서 가죽을 꺼내 거의 야구공처럼 꿰매서 골프공의 외피를 만들었다”라며 “그리고서 공의 핵심을 만들기 위해 군인들은 부츠 밑바닥에서 고무바닥을 정말 작은 조각으로 잘라 골프공 안에 넣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로스텔 씨는 죄수들이 골프를 칠 궁리를 하면서 정신적으로 감옥에서 탈출했다고 해석했습니다.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철조망에 둘러싸인 나치 포로수용소에서, 군인들이 골프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가장 힘든 상황에서 병사들의 독창성과 인류애를 지키려는 끊임없는 노력의 특별한 본보기입니다.”

뉴저지 주 파 힐스에 있는 USGA 골프 박물관에는 스탈라그 루프트 3 수용소에 갇혔던 포로들이 만든 원본 골프공이 보존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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