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김성수 ‘억울’강조, ‘유족에 죄송’은 후렴구처럼…양형에 매우 불리”

lastleast@donga.com2018-11-21 13: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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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성수는 이날 “동생도 잘못한 부분에 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29)가 11월 21일 검찰에 송치되면서 범행 당시 상황과 자신의 심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 가운데, 김태현 변호사는 “저게 죄송하다는 건지, 반성인지, 자기 변명인지 불분명하다”며 “결코 본인의 양형에 도움이 되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성수는 이날 오전 9시께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되기 위해 서울 양천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성수는 눈을 감는 등 무기력한 모습과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단답형으로 대답하던 이전 모습과는 달리 이날은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김성수는 말하는 중간 중간 숨을 헐떡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기도 했지만, 약 4분 간 취재진의 질문에 대부분을 적극적으로 응대했다.

특히 김성수는 “그때는 화가 나고 억울한 상태였다. 알바생, 그 피해자에게 (자리를)치워달라고 했는데 표정이 안  좋았고, ‘왜 시비냐’고 반말을 했다”면서 “경찰을 불렀는데도 ‘해줄수 있는게 없다’고 했고 피해자가 ‘우리 아버지가 경찰인데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한 것이 머리에 남았다”라며 당시 자신의 심경에 대해 길게 말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김성수의 태도와 발언에 대해 YTN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오늘 두 가지가 이례적이었다. 하나는 숨을 너무 헐떡거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말이 긴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대부분 포토라인에 선 사람들은 피해자들한테 죄송하다, 진짜 죄송한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카메라 앞이니까 나중을 생각해서 죄송하다고 (짧게)하고 지나간다”며 “그런데 김성수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길다. 저도 (김성수의 발언을)다시 봐야 될 것 같지만, 저게 죄송하다는 건지, 반성인지, 자기변명인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봤을 때는 저건 본인이 진심을 얘기하는 것 같다”며 “경찰 조서에도 저 얘기가 있을 것이고, 아마 검찰에서도 저 얘기를 할 것 같고, 법원에서도 저 얘기를 할 것 같은데 결코 본인의 양형에 도움이 되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소한 정말 제가 죽을죄를 졌고, 피해자 유족에게 죄송하다고 해야 되는데 (죄송하다는 말을)후렴구처럼 붙이는 거다. 앞에 자리를 치워달라고 했고, 나도 죽으려 했다, 피해자 아버지가 경찰이라고 해서 등 얘기가 많았다”며 “마치 어떻게 보면 피해자가 나의 행위를 유도했다고 생각될 수 있을 정도의 발언들이기 때문에 실제 조서, 다음에 실제 법원에서 어떻게 진술할지가 중요하지만 저런 것들이 양형에서 굉장히 안 좋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숨을 헐떡거린 것에 대해서는 “지금 보면 (김성수가) 가장하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사실 납득이 안 된다. 만약에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이 사람이 우울증이라든지 폐소공포증이라든지 뭐가 나왔다고 하면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인가보다고 생각될 수 있을 텐데 전혀 안 나왔다는 거다”라고 했다.

이어 “공주치료감호소에서 한 보름에서 3주 간 조사하면 웬만한 건 하나 나온다. 그런데 안 나왔다는 거다”라며 “그러면 심리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건데, 저렇게 헐떡거린다? 글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워서 그냥 그러는 거 아닐까라고 추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한 서울 강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구속된 김성수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김성수의 동생 김 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로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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