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미담→후원 사이트 개설, 전부 ‘대국민 사기극’

phoebe@donga.com2018-11-16 13: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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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디아미코, 케이트 맥클루어, 조니 보빗 주니어. 출처=벌링턴 카운티 경찰
2017년 가을, 자동차 휘발유가 떨어진 여성을 돕기 위해 주유소에 가서 전 재산 20달러(한화로 약 2만3000원)를 주고 휘발유를 사다 줬다는 미국 노숙자의 사연에 전 세계가 감동했었다.

은혜 입은 여성 케이트 맥클루어(Kate McClure·28)는 남편 마크 디아미코(Mark D' Amico)와 함께 모금 계좌를 개설했고, 착한 노숙자 조니 보빗 주니어(Johnny Bobbitt Jr·35)에게 집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전 세계 1만4000여명이 참여해 40만 달러(한화로 약 4억 5000만 원) 이상이 모였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감동 스토리의 추악한 전말이 밝혀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부 다 ‘가짜’였다. 처음부터 부부와 노숙자, 세 사람이 짜고 벌인 ‘사기극’이었다.



고펀드미
11월 15일(현지시간) 벌링턴 카운티의 소콧 코피나 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3인조가 기부자들의 “눈을 속였다”라고 했다고 피플(People)지가 보도했다. 코피나 검사는 “캠페인은 싹 다 거짓으로 추정 된다”라고 말했다.

그날 밤 맥클루어는 필라델피아 경사로에서 휘발유가 떨어지지 않았고, 보빗은 그녀를 돕기 위해 수중에 있던 마지막 돈 20달러를 쓰지 않았다.

코피나 검사에 따르면, 맥클루어는 기부 사이트 고펀드미 계좌를 개설한 직후 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휘발유 부분은 완전히 지어냈지만, 그 남자는 그렇지 않아. 나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기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야 했어.”

실제로, 이 그룹은 처음에 필라델피아에 있는 카지노 근처 비포장도로에서 처음 만났고, 그들은 모금 캠페인을 시작하기 한 달 전부터 자주 만났다.

피플지가 입수한 검찰 조사 문건에 따르면, 디아미코와 맥클루어가 고펀드미 캠페인을 시작하기 한 달 이상 전에 보빗을 알고 있었으며, 두 사람이 지역 도박장을 자주 방문하는 보빗을 만났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ABC뉴스
코피나 검사는 15일 3인조 모두가 속임수에 의한 절도와 음모 혐의로 기소되었다고 발표했다. 전날 디아미코와 맥클루어는 검찰에 자수했고 보빗은 필라델피아에 구류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보빗과 맥클루어, 디아미코는 가짜 이야기를 만들기로 공모했고, 계획을 실행했다고 자백했다. 그들의 계획은 효과가 있었다. 수수료를 제한 기부금은 36만7000달러가 넘었고, 모든 돈은 디아미코의 계좌에 입금됐다. 검찰에 따르면 부부는 보빗에게 7만5000달러를 주었다.

“그러나 보빗은 공정한 자기 몫을 원했다.” 코피나 검사는 덧붙였다.



트위터
보빗은 이 커플을 공개 비난했고, 그의 변호사들은 지난 8월 나머지 자금을 되찾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그때쯤 모든 돈이 사라지고 없었다. 부부가 여행을 다니고 쇼핑을 하면서 기부금을 탕진한 것이다.

코피나 검사는 보빗이 더 많은 돈을 욕심내지 않았지만, 이 3인조는 사기 친 돈을 들고 성공적으로 도망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뻔뻔한 부부는 자금이 줄어들자, 책까지 팔려고 했다. 책 제목은 ‘노 굿 디드(No Good Deed)’로 정해 놨다. 선행을 베풀었는데 그 때문에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는 ‘No good deed goes unpunished’에서 따온 말로 보인다. 심지어 보빗이 공개 비난을 계속하는데도 그들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출판 계획을 밀고 나갔다.  

BBC
코피나 검사는 “조국을 위해 미 해병대원으로 복무했던 보빗 씨의 의지는 감사할 가치가 있으며, 그가 경험한 노숙생활과 중독과의 투쟁에 대해 동정과 우려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역시 사기 공모자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자들을 속이려 하고, 여러 언론의 출연해 캠페인을 홍보하고, 주유소 앞에서 자세를포즈를 취하는 등 이 계획에 완전히 공모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기부 사이트 고펀드미는 보빗을 돕는 캠페인 모금액 전액을 기부자들에게 환불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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