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공익신고자 “성범죄 영상 막으려 2~3년 노력하다 안돼 내부고발”

jeje@donga.com2018-11-16 11: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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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 사건´의 공익신고자 A 씨가 11월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에서 열린 뉴스타파-셜록-프레시안 공동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자료를 공개했다. 뉴시스
전(前) 직원 폭행과 도청, 불법음란물 유포 방조, 마약 투약 등 혐의로 구속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47)의 엽기행각을 언론에 최초로 제보한 공익신고자 A 씨가 양 회장을 막지못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양 회장이 소유한 회사에서 감사팀과 법무팀 업무를 했다는 A 씨는 11월 15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양진호 회장이 내부 직원들 2~3명을 시켜 불법음란물을 대량 유포하도록 했다”라며 “헤비 업로더 조직들이 있는데 그 조직의 일부를 관리했다. 이들은 외부에 서버를 두고 업로드를 했다”고 주장했다.

불법음란물이 문제가 되자 지난해(2017년)부터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유통하지 말라는 양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밝힌 그는 “당연히 불법음란물에 대해서 유통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조사를 해 본 결과 작년과 올해 업로드 활동을 시도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공식적으로는 업로드 하는 것을 금지하고 정작 뒤로는 불법음란물을 많이 올리도록 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러나 A 씨는 2008년에 양 회장이 인수해 얼마 전까지 직접 소유하고 경영한 필터링 업체 ‘뮤레카’가 불법 영상물을 고의로 필터링하지 않은 정황은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어 “필터링 업체는 주로 보호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 많이 유통되면서 이것들을 없애주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가 생겨났다. 웹하드 업체에 있는 영상물을 삭제하기 위해서는 결국 관련 필터링 업체에 의뢰해야한다. 그래서 ‘뮤레카’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를 통하지 않고 영상을 삭제할 수 있는 ‘나를 찾아줘’라는 페이지를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돈이 된다고 판단해 ‘나를 찾아줘’라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를 차렸다는 것.

또한 그는 양 회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위증을 교사하고 협박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양진호 회장이 구속을 면하기 위해 속칭 바지 사장이라는 대표이사들이나 임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도록 회유와 협박을 지속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본인 대신 구속이 되면 3억 원을 지불하겠다든지 집행유예를 받게 되면 1억 원을 지급하겠다든지 회유를 했고, 잘 통하지 않으면 ‘나 구속되면 너희들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며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 직원 또한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을 올리는 등 불법을 저지른 가해자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 개인적으로 많이 반성하고 있다. 다만 내부 직원들 중에서도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 같은 일을 해선 안 된다고 수차례 양 회장에게 건의한 분들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여기까지 왔다. 책임을 통감 한다”고 사과했다.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없애기 위해 2~3년에 걸쳐 노력해왔지만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해 내부고발을 결심했다는 A 씨는 “곧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된다. 양 회장이 저지른 모든 범죄에 대해 책임을 묻고, 또 나를 비롯한 많은 임직원들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그 부분은 감수해야한다. 책임이 있다면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A 씨는 다만 대마초 흡연 등은 알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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