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메갈·흉자·김치녀…”이수역 폭행사건, 남녀 혐오 신조어 ‘어질어질’

cloudancer@donga.com2018-11-17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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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메갈’, ‘한남’, ‘흉자’

이른바 ‘이수역 폭행 사건’에서 남성 일행과 여성 일행이 다툼을 벌일 때 오간 표현들이다.

이수역 폭행 사건은11월 14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뼈가 보일 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이나 피의자 신분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공론화됐다.

해당 글에는 남성 일행이 여성 일행에게 ‘메갈 실제로 본다’, ‘얼굴 왜 그러냐’ 등 인신공격을 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하지만 11월 15일 오전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수역 폭행사건 당사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을 여성 일행과 시비가 붙었던 커플 일행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남자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옆 테이블에 있던 여자 2명이 먼저 ‘한남커플’이라며 시비를 걸었다”며 “여성 일행이 ‘너 같은 흉자 때문에 여성인권 후퇴한다. 한남 만나서 뭐하노’라며 조롱을 이어갔고, 이때 남성 일행이 여성 일행에게 ‘왜 가만히 계시는 분들한테 그러냐’며 거들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등장하는 ‘메갈’, ‘한남’, ‘흉자’ 등은 성별혐오 성향의 용어다. 과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디시인사이드’ 등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자행되던 여성혐오에 대한 미러링으로 남성혐오라는 개념이 등장했고, 서로의 성을 비하하는 혐오 용어들도 함께 나타났다.



메갈


과거 남성 혐오 내용이 주로 게시됐던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줄임말이다. ‘메갈리아’는 현재 폐쇄된 상태다. 메갈은 주로 메갈리아 이용자들을 지칭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하지만 현재는 ‘극단적인 페미니즘 성향을 가진 사람’ 등의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한남


한남은 김치녀(한국 여성들을 비하하는 말)에 대한 미러링으로 사용되는 용어로 ‘한국 남자’와 ‘蟲’(벌레 충)을 합친 말인 ‘한남충’의 줄임말이다. 주로 극단적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여성들이 한국 남성 전반을 비난하기 위해 사용하고, 줄여서 ‘남충’이라 하기도 한다.



흉자


‘남성의 성기를 속되게 일컫는 말’과 ‘흉내 낸다’를 합친 용어다. 즉 ‘남성을 따라한다’는 의미. ‘남성주의적 사고방식에 동조하는 여성’ 또는 ‘급진적 페미니즘에 동조하지 않거나 비판하는 여성’을 비난하기 위해 사용된다.

한편, 서울 동작경찰서는 A씨(21) 등 남성 3명, B 씨(23) 등 여성 2명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1월14일 밝혔다. 이들은 전날 오전 4시쯤 지하철 7호선 이수역 근처 주점에서 시비가 붙은 끝에 서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폭행 상황을 두고 양측 주장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A 씨 일행은 B 씨 등이 주점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조용히 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며 B씨 등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B 씨 등은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손님과 시비가 붙었는데 아무런 관계없는 A 씨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A씨 등이 몰래 휴대전화로 촬영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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