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소녀 납치 막은 가족의 ‘암호’…경찰도 칭찬

phoebe@donga.com2018-11-14 20: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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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오빠가 크게 다쳤어! 엄마가 널 데려오래. 어서 내 차에 타라.”
“그래요? 그럼 암호를 대세요.”


모르는 아저씨가 함께 가자며 접근했을 때, 10살 미국 소녀는 ‘암호’를 말하라고 했습니다. 납치 상황을 대비해 가족이 미리 정해 놓은 암호문 덕분에 딸의 유괴를 막을 수 있었다고 11월 14일(현지시간) 미 ABC가 보도했습니다.

애리조나주 파이널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는 아동 납치 미수 사건을 신고받고 수사 경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11월 7일 오후 3시 45분 하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을 운전하는 남자가 공원 근처에서 친구와 걷고 있는 10세 소녀에게 접근해 형제가 심각한 사고를 당했고 자기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암호문이 무엇인지 물었고, 남자는 그대로 차를 몰고 도망쳤습니다.

소녀의 어머니 브렌다 제임스 씨는 딸이 모르는 아저씨가 자길 데려가려 했다고 말하며 울었다고 전했습니다.



암호를 대라며 납치범을 당황하게 한 10살 소녀. 출처=ABC뉴스
제임스 씨는 기자회견에서 “딸이 울면서 전화했고, ‘어떤 남자가 자길 데려가려 했다’고 말했다”라며 “그 사람은 오빠가 심각한 사고를 당해서 자기랑 집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딸을 진정시키던 엄마는 걱정 돼 차를 타고 곧장 집으로 갔습니다.

소녀는 굿모닝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겁에 질렸다”라며 “오빠가 실제로 사고를 당해서 다쳤을까봐 겁이 났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남자가 나쁜 의도로 접근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소녀는 용의자에게 ‘암호’를 물었고, “남자는 그냥 얼굴이 굳어 버렸다”고 합니다. 그는 곧장 차를 몰고 사라졌습니다. 

미리 암호문을 정한 덕분에 10살짜리는 납치되지 않았습니다.

제임스 씨는 “납치범들은 누굴 데려갈 수 있고, 누굴 못 데려가는지 알고 있다”라고 아이들에게 말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아이들을 맡길 어떤 특수한 상황이 올 수도 있기에 ‘암호문’을 생각해냈다고 합니다.



부모를 칭찬하는 마크 램 보안관. 출처=ABC
마크 램 보안관은 이 가족의 유괴방지 비법에 감탄했습니다. 그는 “암호문을 정해 아이들에게 ‘위험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한 부모들에게 ‘칭찬’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른 부모님들도 자녀들과 그런 대화를 나누고, 납치 방치 계획을 세우도록 격려하려고 이번 사건을 발표했다”라며 “그런 상황에 부닥친 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부모들이 알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다른 어린이들도 용의자가 공원 근처를 하루에 여러 번 돌아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안관 사무소 측은 “용의자는 소녀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말하는 동안 얼굴 대부분을 손으로 가렸다”라며 남자가 40대이고 짧은 턱수염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차량은 포드 익스플로러와 비슷한 것으로 묘사됐다며 목격자들의 신고를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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