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의사들 “아이 예방접종 반대하는 부모, 내 병원 오지 마라”

celsetta@donga.com2018-11-13 18: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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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1796년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종두법을 만들어 천연두 극복의 문을 연 이후 백신은 인류 생존에 빠질 수 없는 지원군이 됐습니다. 의학 발전에 따라 주사 한 방으로 막을 수 있는 질병의 가짓수는 점점 늘었습니다. 더 많은 아이들이 접종을 받을수록 사회는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집단 면역’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아이에게 예방접종을 맞히기는커녕 아파도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는다는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족의 폐해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안아키 육아’를 주장하며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던 김효진 한의사는 논란이 불거지자 카페와 한의원을 닫았으나 얼마 뒤 재개했습니다. 김 씨를 필두로 한 ‘안아키족’ 들은 카페 이름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로 바꿔 활동 중입니다.

자연치유를 맹신해 아이에게 기본적인 예방접종조차 하지 않는 ‘안아키족’은 해외에도 있습니다. 최근 한 미국 의사는 아이의 생명까지 위태롭게 만드는 일부 부모들의 행태에 강경히 대처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소아과 의사로 일하는 찰스 굿맨(Charles Goodman)씨는 평소에도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매우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예방접종 등 의료행위에 비협조적인 부모들은 계속해서 굿맨 씨를 괴롭혔습니다.

결국 굿맨 씨와 동료들은 강경한 대책을 세웠습니다. 굿맨 씨는 “백신 접종이 어린이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증거는 너무도 많다”며 “우리는 2019년 1월 1일부터 아이에게 예방접종 맞히기를 거부하는 부모는 진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본인의 잘못된 신념으로 아이를 위험에 내모는 부모들에게 강경하게 대처하는 의사는 굿맨 씨 뿐만이 아닙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에서 근무중인 의사 수니 머라이어(Sunni Mariah)씨도 진료실 앞에 아래와 같은 경고문을 붙였습니다.



“당신이 아이에게 인유두종바이러스(HPV)백신을 맞히지 않기로 결심한 것 때문에 딸이 자궁경부암에 걸린다면 뭐라고 말하시겠습니까? 아들이 어린 시절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 예방접종을 맞지 않은 것 때문에 자식을 남길 수 없는 몸이 됐다면요? 정말로 이런 병들을 유기농 식품과 집밥만으로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십니까?”

의사가 환자를 거부해도 되냐는 비판 의견도 있었지만, 어린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는 의사들에게 공감한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해외 네티즌들은 “이렇게라도 해서 백신 반대론자들의 편견을 깰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 “잘못된 믿음 때문에 아이를 위험에 처하게 해선 안 된다”며 의사들을 응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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