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백인, 섹시, 연봉 1억4000”… 51세 여성, 흑인 인종차별 논란

hwangjh@donga.com2018-11-07 18: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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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 캡
한 백인 여성이 두 명의 흑인 여성에게 “나는 백인이고 섹시(hot)하다”, “내 연봉은 1억4000만 원이다. (이 동네에 살려면) 당신들도 그 정도는 되어야 한다” 등 발언을 한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미국 WSOC-TV, abc 등 외신은 레이사 게리스(Leisa Garris)와 매리 게리스(Mary Garris) 자매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 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 19일 밤. 자매는 아파트 앞에서 차량 서비스 직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한 백인 여성이 그들에게 접근했다.

수잔 웨스트우드(Susan Westwood)라는 이름의 여성은 게리스 자매에게 “당신들 여기 사느냐? 왜 우리가 여기에 함께 있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 곳은 당신들이 있을 곳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해석될 만큼 공격적인 질문이었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911을 부르겠다. 여기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겠다”는 말과 “숨겨둔 무기를 가져와야 하겠느냐”는 발언도 이어갔다.

“난 1년에 12만 5000달러(한화 약 1억 4000만 원)를 번다. (이 동네에 살려면) 당신들도 그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어 자신은 백인이고 섹시하며 아름답고 51세라는 등 횡설수설했다.

자매는 “우리를 그냥 내버려두라”며 이 모든 장면을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영상에는 “저 사람 술냄새 난다”,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자매의 목소리도 담겼다.

웨스트우드는 이후 자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으며 두 건의 협박과 두 건의 단순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웨스트우드는 12월 19일 법정에 출두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웨스트우드는 911에 전화를 걸어 자매가 인근 주택에 침입하려 한다는 신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사건은 지난 26일 게리스 자매가 페이스북에 당시 영상을 공개하면서 더 큰 논란이 됐다. 영상은 5만7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감했으며 2만5000회 가까이 공유됐다. 외신들의 보도도 이어졌다.

메리 게리스는 인터뷰를 통해 2018년에도 이런 인종차별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매우 화가 난다”고 분노했다.

논란이 커지자 웨스트우드는 직장도 잃었다. 그가 일하던 차터커뮤니케이션즈는 “웨스트우드의 행동은 비차별과 존중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그를 “즉시 해고”했다고 밝혔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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