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 부모 교육열? “책 1만 권 읽었다” 中 5세 아이 ‘이력서’ 논란

celsetta@donga.com2018-11-05 1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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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MP
20세 넘은 성인도 취업용 자기소개서를 쓰려 하면 막막한데, 태어난 지 5년 만에 벌써 호화스러운 이력을 갖춘 어린이가 있습니다.

노는 게 일인 다섯 살에 무슨 이력이 있을까 싶지만 아이의 이력서는 15장에 달합니다. 이력서에는 ‘독립적이고 강인한 성품’, ‘세계 곳곳을 여행해 경험이 풍부하며 폭넓은 취미를 갖고 있음’, ‘역경을 잘 이겨냄. 생후 6개월부터는 넘어져도 울지 않았음’, ‘저는 (어른에게) 혼이 나도 빨리 마음을 다잡고 반성합니다’와 같은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최근 한 블로거가 공개한 이 유치원 입학 원서는 곧바로 중국 인터넷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다섯 살 어린이 치고는 상당히 성숙해 보이지만 중국 네티즌들을 경악하게 한 내용은 따로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책 1만 권을 읽었으며 매일 중국어와 영어로 작문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력서에는 빽빽한 일주일 공부 시간표도 첨부돼 있었습니다.

“내가 평생 읽은 책을 다 합쳐도 1000권이 안 될 텐데, 저 아이는 1만 권을 읽었다니”, “내가 25년 간 이룬 것보다 이 아이가 5년 동안 이룬 게 많아 보인다”는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한 네티즌은 “저렇게 공부시키는 걸 아이의 행복이라 말하지 마라. 핑계일 뿐이다. 아이를 위해 시키는 공부인지, 부모 자신을 위해 시키는 공부인지 생각해 보라”는 의견을 남겨 많은 동의를 얻기도 했습니다.

교육열이 지나친 ‘호랑이 부모’, 아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며 통제해야 직성이 풀리는 ‘헬리콥터 부모’는 중국에서도 심각한 이슈입니다.

지난 2월 상하이 시는 초등학교들이 아이의 이력서를 요구하거나 부모의 직업, 소득수준 등을 평가하는 것을 금지시켰으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4월에는 6세 여자 어린이가 제출한 명문 초등학교 입학 원서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력서에는 ‘5세에 코딩 배움, 한자 2000자 이상 습득, 다수의 수학 경시대회 입상 경력 있음, 3세에 장기와 수영 배움’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부모의 직업과 소득수준도 물론 명시됐습니다. 당시 이 학교의 모집 정원은 60명이었으나 지원자는 8000명이나 몰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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