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파이트클럽’?… 4살 아이들 억지로 싸움 붙인 교사

hwangjh@donga.com2018-11-02 16: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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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배기 어린 아이들에게 서로 싸우도록 시킨 미국 한 어린이집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미국 KTVI-TV가 입수해 공개한 영상에는 한 눈에 봐도 어려 보이는 아이 두 명이 서로 주먹질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더구나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다른 아이들이 이를 구경하며 환호하고 응원하는 듯한 모습도 함께 담겨 더욱 충격을 줬다. 영화 ‘파이트클럽’을 떠올리게 한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지난 2016년 12월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한 어린이집에서 촬영된 것이다. 영상을 찍은 건 옆 방에 있던 10살 아이로, 자신의 4살 난 동생이 울고 있는 것을 목격한 후 이를 촬영해 엄마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 속에서 아이들은 만화 캐릭터 헐크의 주먹을 본딴 글러브를 끼고 매트 위에서 서로를 공격한다.

한 아이가 상대 아이를 바닥에 쓰러뜨리고 얼굴에 연신 주먹을 날리지만 선생님은 흥분한 듯 발을 동동 구를 뿐 이를 말리지 않는다. 오히려 주변에서 지켜보던 또다른 아이가 달려들어 싸우고 있는 두 아이를 뜯어 말리려 한다.

심지어 선생님들은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며 아이들을 응원하고 직접 헐크 글러브를 아이들의 손에 끼워 주기도 했다.

당시 지역 경찰과 미주리주 조사관들이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지만 담당 교사들은 어떤 혐의로도 기소되지 않았다. 해당 어린이집 역시 영상에 등장한 선생님 두 명만을 해고했을 뿐 여전히 운영 중이다.

세인트루이스 서킷 검찰청은 교사들의 관리 감독이 미흡했다고 언급하면서도 관련 법을 위반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불기소 이유를 밝혔다.

이와 관련 abc는 조사 중 한 교사가 “아이들이 스트레스 해소하는 것을 돕기 위해” 이 같은 싸움을 벌였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해 더 큰 충격을 줬다.

하지만 사건이 이대로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건 보도 후 분노한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을 뿐더러, 영상에 등장한 두 아이의 부모 역시 어린이집을 상대로 2만5000 달러(한화 약 2800만 원) 상당의 소송을 제기했다. 관련 재판은 12월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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