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수 “양진호, 가래침 뱉고 먹게 해…집단폭행 후 맷값 200만 원 주더라”

cja0917@donga.com2018-11-02 16: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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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타파 캡처 
국내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에 대한 각종 의혹을 폭로하고 있는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 측이 양 회장의 또 다른 폭행 의혹 사건 피해자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2일 뉴스타파는 지난 2013년 양 회장이 자신의 아내와 불륜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한 현직 대학교수 A 씨를 부른 뒤 자신의 동생 등을 시켜 집단 폭행하고 가혹 행위를 했다며, A 교수의 육성 증언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A 교수는 양 회장의 전 부인 박모 씨와 대학 동기다. A 교수는 지난 2013년 한국에 들어온 직후 우연한 기회에 박 씨를 만나게 됐고, 남편 양 회장에 대해 하소연을 하는 박 씨의 고민을 들어주는 등 수차례 문자를 주고받았다.

양 회장은 이 문자 때문에 두 사람의 불륜을 의심했고, A 교수를 지난 2013년 12월 2일 위디스크 사무실로 부른 뒤 동생 등을 시켜 집단 폭행을 가했다는 게 A 교수의 주장이다.

A 교수는 양 회장이 다짜고짜 전화를 해 “죽여버리겠다”, “학교로 찾아가겠다”, “변호사를 보내겠다”는 식의 협박을 시작했고, 박 씨 역시 전화를 걸어 와 “남편을 만나 사실대로 얘기해 달라, 의심을 풀어달라”고 부탁해 양 회장의 사무실을 찾아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 교수는 그곳에서 무차별 집단폭행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했다. 그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양 회장 동생이) 무릎 꿇고 있는 저를 발로 찼다. 사무실 곳곳을 굴러다니면서 맞았다. 소리를 내면 더 때려서 소리도 내지 못했다”면서 “4명 정도가 폭행에 가담했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죽을 만큼의 모욕감과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A 교수는 양 회장이 자신의 머리채를 쥐고 얼굴에 수차례 가래침을 뱉은 뒤 그 침을 빨아먹도록 강요했으며, 양 회장의 동생 양모 씨가 양 회장의 구두를 핥으라고 강요해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해야 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양 회장이 폭행 후 ‘맷값’이라며 5만 원 권으로 200만 원을 강제로 줬다고 덧붙였다. A 교수는 아직까지도 양 회장의 가래침이 묻은 옷과 그가 준 200만 원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뉴스타파는 A 교수가 인터뷰 과정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렸으며, 눈물을 닦느라 인터뷰가 한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당시 폭행 사건의 목격자가 있었다며, 위디스크 전직 직원들의 증언도 전했다. B 씨는 “갑자기 험악한 소리들이 나더라. 완전히 액션영화를 찍는 분위기. 직원 두 명이 황급히 회장실 블라인드를 내리고, 그 뒤부터 험악한 소리는 더 크게 났다”고 말했으며, C 씨는 “고성과 욕이 들리다가 어느 순간 유리창에 있는 블라인드를 치더라. 그 다음부터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위디스크 직원 중에는 격투기, 유도, 태권도 같은 운동을 한 친구들이 많다. 그런 친구들이 양진호 회장 지시에 따라 폭행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추가 보복이 두려웠던 A 교수는 미국으로 떠났으나 이후 우울증, 공황장애 때문에 고통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A 교수가 미국으로 떠난 뒤 양 회장 부부는 이혼소송을 벌였으며, 양 회장은 이혼소송에서 승소했다. 양 회장은 A 교수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났다며 A 교수를 상대로도 민사소송을 제기했는데, 양 회장은 이 소송에서도 승소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A 교수는 미국이 있는 동안 소송이 진행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자신이 한 일은 박 씨의 고민을 들어준 죄밖에 없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후 A 교수는 2016년 한국으로 돌아온 뒤 양 회장을 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이 났다고 말했다.

뉴스타파와 양 회장 의혹을 공동취재해온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박상규 기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학교수를 만신창이로 만든 뒤 양 회장은 ‘맷값’으로 200만 원을 찔러줬다”며 A 교수가 증언한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 기자는 그러면서 “왜 검찰은 양진호를 단 한 번도 소환하지 않았을까. 직원들 불러다 참고인 진술을 받으면 될 텐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검찰은 양진호에게 왜 그리 관대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그 이유는 누구보다 검찰이 잘 알 거다. 검찰이 이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떻게, 왜 수사가 진행이 안 됐는지 고백하길 바란다”며 “양진호가 폭행을 교사한 증거가 없다고? 내가 갖고 있는 걸 왜 당신들은 안 갖고 있는가? 똑똑하고, 많은 권한을 가진 당신들이. 더 거짓말 하면 개쪽만 당한다”고 경고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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