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디스크 직원 “불법 영상 업로더와 상생관계…양진호 사과문은 ‘쇼’”

toystory@donga.com2018-11-02 16: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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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뉴스  캡처. 
국내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를 운영하는 (주)이지원인터넷서비스 직원이 성범죄 동영상 등 불법영상물을 올리는 '헤비업로더'와 회사 측이 꾸준히 만나왔다고 주장했다.

위디스크에 올라오는 콘텐츠를 관리하는 '운영팀'에서 근무 중인 A 씨는 11월 2일자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헤비업로더들과 운영팀이 미팅을 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 운영팀에는 위디스크 전 직원 폭행 영상으로 논란을 빚은 위디스크 실소유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동생 양진석 씨의 체대 후배들이 주로 근무했다고 한다. 양 씨는 학교의 추천을 받아 운영팀 직원을 채용했다고.

A 씨는 "헤비업로더라고 야한 자료나 이런저런 자료들을 대량으로 올려주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가 수수료를 얻는 것도 많다. 그런 사람들이랑 같이 이야기도 하고 미팅도 하고 그랬다. 헤비업로더들이 사무실을 방문한 적도 있다"라고 했다.

이어 "가끔 헤비업로더들이 사무실도 오고, 웹하드에 자료 올려서 돈 많이 벌었다며 운영팀에 피자를 배달해 주기도 했다"며 "우리는 상생관계다"라고 했다.

위디스크 측도 헤비업로더와의 관계가 위험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A 씨는 "웹하드에는 불법 자료가 많다"며 "다른 것에 흠잡힐 게 많기 때문에 압수수색에 들어올 것을 늘 조심해야 했다"라고 했다.

또 직원들은 크롬(인터넷 브라우저) 시크릿(비밀) 모드에서 웹버전 '텔레그램'을 통해서만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A 씨는 회사 내 체대 출신의 직원이 많아 군대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고 했다. 특히 직원들은 일명 '건강검진'이라는 행사를 가장 괴로워했다고.

A 씨에 따르면 양 회장이 직원들에게 비타민을 적정량보다 10배 넘게 타서 직원들에게 먹인 뒤, 비타민 과잉 섭취로 인산 설사를 유도했다고 한다. A 씨는 "설사가 소변처럼 쏟아져서 화장실에서 나올 수가 없다"며 "양 회장은 암 환자는 비타민 먹어도 화장실 안 간다는데, ‘건강검진’은 그걸 체크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또 논란이 됐던 직원 폭행 영상에 대해선 놀랍지 않다고 했다. A 씨는 양 회장이 직원을 시켜 모든 영상을 촬영하게 한다고 전했다. 촬영된 영상은 '단톡방'에서 공유된다고 한다.

폭행 영상 논란 이후 양 회장은 11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회사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라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에 A 씨는 "사과문 본 과거 직원들 반응이 100% 똑같다. '쇼한다'는 거다. 지금은 다 내려놓겠다고 하지만, 출근은 안 해도 업무지시는 다 할 거다. 그리고 어느샌가 또 출근하고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2일 오전 9시부터 경기도 판교의 양진호 회장 자택과 위디스크, 한국미래기술 등 양 회장이 소유한 회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최근 영상이 공개된 양 회장의 폭행과 동물보호법 위반, 강요 등 혐의에 대해 각종 자료를 확보해 분석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양 회장이 불법 촬영물을 포함한 음란물이 유통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여 왔다. 40여 명의 전담팀을 구성한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다음 주쯤 양 회장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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