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여권 씹어 먹는 바람에 ‘꿈의 신혼여행’ 망친 부부

phoebe@donga.com2018-11-01 08: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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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꿈꿔왔던 발리 신혼여행을 위해 4000파운드(한화로 약 580만 원) 이상을 저축한 영국 부부가 키우던 개 때문에 인도네시아 국경에서 쫓겨났습니다. 개가 신랑의 여권을 약간 씹었기 때문입니다.

다니엘 퍼팅(Daniel Farthing)과 티아 퍼팅(Tia Farthing) 부부는 지난 10월 16일(현지시간) 영국에서 발리까지 16시간을 비행했지만 입국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발리 공항 출입국 관리사무소 관리는 “대니얼의 여권은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이며, “다음 비행기를 타고 영국으로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습니다. 공항 밖으로 한 걸음으로 내딛지 못했습니다.

부부는 영국 미러에 래브라도 콜리 잡종인 애완견 마일로가 강아지였을 때 여권을 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영국 공항 출입국 관리사무소 직원은 필요한 모든 세부 사항이 안에 있다면, 그 여권은 인도네시아 여행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통과시켰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시련이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영국 서퍽 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부부는 싱가포르를 경유했습니다. 그곳에서 다니엘은 7시간 동안 감금됐습니다.

당황한 티아는 친척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국제전화하는 바람에 216파운드(약 31만 원) 이상을 썼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부부는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들의 사연에 대해 들은 한 승무원은 다니엘의 여권을 보더니 “겨우 이것 때문에 그 고생을 했느냐?”며 놀라워했다고 합니다.

신혼여행은 해보지도 못하고 경비 대부분을 써버린 부부. 티아의 언니는 그들을 돕기 위해 기부사이트 고펀드미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티아와 다니엘에게 우리가 얼마나 그들을 사랑하고 아끼고, 얼마나 돕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항상 꿈꿔왔던 신혼여행을 할 수 있고, 그 희망을 버리지 말도록 부탁하기 위해 이 페이지를 시작했어요!”

다행히 사연이 언론에 보도되며 모금 2주 만에 750파운드(한화로 약 108만 원) 목표액을 초과해, 1129파운드(약 164만 원)가 모였습니다.

한편, 다니엘의 여권을 조금씩 물어뜯은 마일로는 제 잘못을 아는 듯 개집에서 얌전히 지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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