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하다 뛰쳐나간 앵커들…美 폭발물 소포에 CNN 방송국 발칵

ptk@donga.com2018-10-26 10: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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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캡쳐
CNN 캡쳐
CNN 캡쳐
10월 24일(미 동부시각)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폭발물 소포’사건으로 CNN 뉴욕지국이 대혼란에 빠진 상황이 생방송 뉴스에 그대로 담겼다.

이날 CNN 뉴욕지국이 있는 뉴욕 맨해튼의 타임워너센터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됐다. 우편물에는 파이프 폭탄으로 추정되는 장치가 들어 있었다

이에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앞으로도 같은 소포가 보내졌으나 비밀경호국이 중간에 차단해 회수했다.

그러나 소포가 배달된 CNN이 있는 타임워너센터에서는 건물 입주자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커다란 소동이 빚어졌다. 긴박했던 당시 상황은 생방송을 통해 미국 전역에 그대로 전달됐는데, 방송 중 폭발물 발견에 따른 대피 경보가 울리자 진행하던 두 앵커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오전 10시가 조금 지난 시각 앵커 짐 사이우토는 생방송으로 오바마와 힐러리 자택으로 폭발물 소포 배달 시도가 있었다는 속보와 관련해 관계자를 연결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때 돌연 건물에 경보가 울렸고, 사이우토는 “죄송합니다. 화재 경보 소리 같은데요. 계속해서 상황을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침착하게 방송을 이어가려 했다.

하지만 경보 사이렌에 이어 대피하라는 육성 방송이 계속해서 흘러나오자 앵커는 “잠시 후 이어가겠다”고 한 후 화면을 광고로 넘겼다. 그 뒤 워싱턴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넘겨받아 뉴스를 진행하다가 화면이 다시 뉴욕 스튜디오로 돌아왔을 때 두 앵커는 CNN 건물 밖 거리에 나와 있었다.
 
건물 밖은 사이렌 소리와 차량의 경적 등이 뒤섞인 혼잡한 상황이었다. 뉴욕경찰(NYPD)이 건물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출입을 통제하고 폭발물 처리 트럭이 투입된 모습과 시민들이 웅성이면서 휴대전화로 이 상황을 담는 모습도 전달됐다. 두 앵커 역시 건물 밖에서 휴대전화로 상황을 전달했다. 대피 상황은 오후 3시 45분까지 5시간가량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 저커 CNN 사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백악관은 계속되는 미디어에 대한 공격의 심각성에 이해가 전혀 없다”며 “대통령과 백악관 대변인은 그들의 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평소 CNN에 공격성 발언을 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CNN을 ‘가짜뉴스’, ‘미국인들의 적’이라며 적대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왔다.

미국의 11·6 중간선거를 열흘 가량 앞둔 이날, 폭발물 협박 소포는 모두 반(反) 트럼프 진영 인물이나 언론 앞으로 배달돼 미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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