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금녀사원 여성 출입 허용에 시위대 수천 명 집결…폭력사태까지

celsetta@donga.com2018-10-19 16:17:41
공유하기 닫기
인도 남부 케랄라 주의 힌두교 사원인 사바리말라(Sabarimala) 사원이 오랜 금제를 깨고 여성 출입을 전면 허용하자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금녀(禁女)구역’ 이었던 사바리말라 사원은 10월 17일(현지시간) 인도 대법원 판결에 따라 여성에게도 문을 열게 되었다. 보수적 힌두교도들은 거세게 반발하며 사원 앞에 모여들어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수천 명 규모의 시위대에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일반적인 힌두교 사원이 월경 중인 여성의 출입만 금지하는 데 비해 사바리말라 사원은 모든 가임기 여성의 출입을 막아 왔다. 사원의 근간이 된 ‘아야파(Lord Ayappa) 전설’ 때문이다. 한 전설에 따르면 아야파는 두 남성 신으로부터 권능을 받아 인간 여인에게 들러붙은 악마를 물리쳤다고 한다. 제 정신으로 돌아온 여성은 아야파에게 청혼하고 평생 기다렸지만 아야파는 끝까지 독신으로 살았다고 전해진다.

사원 개방 반대파와 우파 단체들은 이 전설을 토대로 “전통을 존중하라”, “인도에서는 법보다 신앙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남성 시위자는 “30년 넘게 이 사원에 다녔다. 여자가 들어와 우리의 믿음을 더럽히고 전통을 모독한다면 다시는 사원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격앙된 시위대는 여성이 탄 차의 유리창을 부수는가 하면 여성인권단체 회원이나 취재 중인 여성 기자에게 돌을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케랄라 주정부는 경찰 수백 명을 투입해 난동 부린 시위참가자 30여 명을 체포했으나 시위대의 분노와 도 넘은 난동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