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앞에서 새 삶 약속한 전과자 청년, 또 사고 쳐

phoebe@donga.com2018-10-19 15: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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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프랑스 대통령 만나 화제 된 인물
마약 소지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유죄
9월 말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에게 절대 다시는 ‘어리석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공개 맹세한 강도전과 청년이 마약 소지와 공무집행방해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마크롱 대통령의 충고를 들은 지 한 달도 안 돼 전과를 추가한 것이다.

10월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라울’로 알려진 라울프 플레밍(Reaulf Flemming‧22)이 지난 14일 거주지인 카리브 해 프랑스 해외영토 생마르탱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체포 과정에서 거세게 반발하며 경찰관에게 위해를 가하는 바람에 공무집행방해죄까지 추가됐다. 결국 17일 프랑스 법원은 그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4개월을 선고했다.

라울은 지난 9월 29일 마크롱이 허드케인에 타격을 입은 생마르탱을 방문했을 당시 민소매 티셔츠에 검은 두건 차림으로 대통령과 대화해 매스컴을 탄 인물이다.




당시 마크롱은 재건 사업에 대해 주민들과 대화하다가 라울과 그의 사촌을 만났다. 마크롱은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고, 라울은 “최근에 교도소를 나와서 아무 일도 안 한다”라고 시인했다. 마크롱이 “무슨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기에”라고 묻자, 그는 “작은 강도질을 했다가”라고 대답했다. 마크롱은 젊은이에게 “다신 어리석은 일을 해선 안 된다”라며 나라를 재건하는 일을 도와야 한다고 따끔하게 충고했다.

이후 라울과 사촌이 웃는 얼굴로 마크롱과 사진을 찍어 더 유명해졌다. 라울의 사촌이 이 사진에서 슬쩍 가운뎃손가락을 치켜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언론이 관심이 커지면서, 라울이 코카인 시장을 운영하는 마약상과 관련이 있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왔으나, 경찰은 부인했다.

당시 일부 정치인이 분노를 표하자, 마크롱은 “나는 공화국의 각 자녀를 사랑한다. 그들의 실수가 무엇이든 간에”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셀카를 찍은 라울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된 줄 알았던 일이 겨우 3주 만에 꼬이고 말았다. 마크롱 대통령만 난감하게 됐다.

처음 라울은 마크롱에게 감화된 것처럼 보였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님을 만나고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라며 “큰 동기 부여를 받았고, 배관공으로 일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라울의 계획은 지켜지지 않았다. 경찰은 그의 집에서 대마초가 든 25개 봉지와 7개의 엑스터시 알약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도망치려고 했고, 체포에 극렬하게 저항했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질베르 콜라르 의원은 트위터에서 “대통령이 생마르탱의 작은 천사에게 한 충고는 소용없는 일이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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