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기자를 ‘톱질’한 사우디 의사

phoebe@donga.com2018-10-19 12: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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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알-투바이지는 2015년에 호주에서 법의학을 공부 
암살단 15명 중 공군 중위 의문의 교통사고 사망
트럼프, 카슈끄지 사망 첫 인정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법의학연구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비판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을 인정한 가운데, 그를 살해한 용의자들의 신원이 서방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이중 카슈끄지 기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해체한 것으로 의심되는 의사는 사우디 정부가 후원한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법의학 연구소에서 훈련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10월 18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15명으로 구성된 사우디 암살 팀 추정 일원 중 7명의 여권 스캔본을 공개했는데, 이중 사우디 내무부 법의학 책임자로 등록된 살라 무하마드 알-투바이지(Salah Muhammed al-Tubaigy) 박사의 것이 있다고 전했다. AP에 따르면, 알-투바이지는 카슈끄지가 암살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난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것이 CCTV로 확인됐다.

터키 당국은 카슈끄지가 사우디 암살 팀에 매복해 있던 영사관 안에서 살해당했다고 의심한다. 알-투바이지 박사는 이스탄불에 들어올 때 뼈 톱을 들고 있었다고 당국은 전했다.

호주 ABC는 알-투바이지 박사가 2015년 6월부터 법의학 병리학자로 멜버른 빅토리아 법의학 연구소에서 3개월을 보냈다고 확인했다. 당시 그는 재해 피해자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식별하는 방법을 훈련받았다. 연구소 전 소장 스테판 코드너는 “당시 그는 부검할 자격은 없었으나, 부검을 관찰하고, 학술회의에 참석하곤 했다”라고 말했다.

사우디로 돌아온 알-투바이지는 법의학 수사관으로 활동하며 전쟁이나 테러 공격이후 사용할 수 있는 “이동식 부검장치”를 개발했다고 독일 빌트지는 전했다.

온라인 뉴스 미들이스트아이(MEE)는 터키 관계자를 인용해 알-투바이지가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면서 카슈끄지의 신체를 훼손했고, 카슈끄지를 고문하고 살해하기 까지 7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터키 언론 예니샤파크는 카슈끄지 암살팀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사우디 공군 중위 마샬 사드 엠 알보스타니(Mashal Saad M. Albostani)가 최근 의문의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전했다. 알보스타니는 2일 오전 1시 45분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해 윈덤 그랜드 호텔에 머물었고, 같은 날 오후 9시 46분에 터키를 떠났다.



카슈끄지 기자의 마지막 WP 칼럼
카슈끄지는 터키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문서를 제출하려고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에 갔다가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 그 후로 사우디에서 온 암살팀에게 살해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우디 당국은 부인하고 있지만, 그가 살아서 영사관 건물을 나갔다는 걸 증명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 왕실을 비호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미국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마저 18일 “그가 숨진 것을 인정한다”라고 처음으로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가 사망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분명 그렇다고 본다.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카슈끄지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던 워싱턴포스트(WP)는 “그가 돌아올 기대를 할 수 없게 됐다”면서 그가 사망 직전 써놓은 미공개 칼럼을 게재했다. 제목은 ‘아랍 세계가 가장 원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였다. 카슈끄지는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지난해부터 WP에 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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