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엉덩이 추행범 몰린 9살 소년 “용서 안 해요”

phoebe@donga.com2018-10-18 14: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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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BC 뉴스
눈물이 주룩주룩 뺨을 타고 흐릅니다. 9살 된 흑인 아이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지역 모임에서 백인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비난을 받았던 일을 말했습니다. 폐쇄회로(CC)TV 영상이 없었다면, 어린 소년의 삶이 망가질 수 있었습니다.

10월 16일(이하 현지시간) ABC 뉴스에 따르면, 어머니의 곁에 선 제레미야 하비(Jeremiah Harvey‧9)은 지역 사회 회의에서 “우정이 정말 열쇠다”라는 간단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출처=ABC 뉴스
소년의 눈물 섞인 호소는 백인 여성 테레사 클라인(53)이 그를 성추행범으로 주장한 지 6일 만에 나온 것입니다.

클라인은 제레미야의 백팩이 자신의 엉덩이를 스치는 CCTV 녹화 영상을 보고 사과했습니다.

뉴욕에 사는 클라인은 지난 10일 브루클린의 한 작은 슈퍼마켓에서 흑인 남자아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소란을 피웠습니다. 클라인은 911에 전화를 걸어 소년이 자신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고 신고했다. 주변에 있는 여러 사람이 말려봤지만 클라인은 마구 흥분해 더 화를 냈습니다.



당시 목격자들은 상황을 영상으로 녹화했고,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클라인이 전화로 “경찰을 즉시 보내달라”는 영상입니다. 제레미야는 클라인에게 붙잡혀 겁에 질려 울먹였습니다. 소년의 어린 동생과 엄마 역시 당황하는 모습입니다.

결국 경찰이 나서 당시 매장 CCTV를 확인하게 됐습니다. 영상에서 클라인이 계산대에 몸을 숙이고 있을 때 소년이 지나갔고, 소년이 메고 있던 백팩이 클라인의 엉덩이를 스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이는 두 손에 물건을 들고 있어서 성추행은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클라인이 화를 내며 소란을 피우자, 제레미야와 어린 동생은 울면서 엄마를 부르는 모습도 보입니다.



페이스북  Jason Littlejohn
영상이 알려지자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습니다. 현지 언론은 어린 소년이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성추행범 의심을 샀다고 지적했습니다. 흑인을 적대시하는 일부 백인의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논란이 되자 클라인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나중에 CCTV 영상을 본 클라인은 소년에게 영상을 통해 사과했습니다. 소년 집을 찾아가진 않았습니다. “어린 남자야, 네 이름을 몰라, 하지만 미안해.”

아이 엄마 소메코 벨릴(Someko Bellille)은 15일 지역 회의에서 군중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우린 서로를 존중하고 화합하며 이웃이 되었는데.”

회의가 끝난 후 제레미야는 ABC뉴욕 지부 WABC에 클라인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여성을 용서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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