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관광객 ‘구경거리’ 삼은 중국인들? 기념 사진 찍고 자리 떠나…

hwangjh@donga.com2018-10-16 20: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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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베이징스지엔 보도 화면 캡처
자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을 ‘구경거리’ 삼은 중국인들이 논란이 되고 있다.

10월 4일 베이징스지엔, 상하이리스트 등 외신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의 유명 관광지 서호에 방문한 외국인 가족 관광객이 중국인들에게 둘러싸여 ‘불편한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 2일.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는 서호 근처의 벤치 주변에 모여 있는 한무리의 중국인 관광객들과 그들에게 둘러싸인 외국인 가족의 모습이 담겼다. 어른 3명과 어린이 3명으로 구성된 이들 일행의 국적은 보도되지 않았으나, 이들은 흑인으로 주변의 중국인들과는 확연히 다른 외관이었다.

문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이들 일행을 허락 없이 촬영했다는 데 있다.

관광객들은 이들을 관광상품으로 여기는 듯 기념 촬영을 했다. 앉아 있는 이들의 뒤편에 선 뒤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거나 어리둥절한 아이를 끌어앉고 무릎에 앉힌 뒤 사진을 찍기도 했다.

현지 매체는 이들이 모여드는 중국인들에 당황한 듯 어색하게 웃고,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고 묘사했다.

이 같은 시선이 계속되자 이들 일행은 결국 자리를 뜨고 말았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중국인 남성은 “내가 이렇게 앉아있다 해도 아무도 나를 찍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당신이 그냥 앉아있는데 (사람들이) 와서 당신을 구경하고 간다면 견디기 힘들지 않겠는가. 이런 건 온당치 못하다”고 말했다.

누리꾼들 역시 “정말 부끄럽다”, “만일 사진을 찍고 싶었다면 먼저 물어봤어야 한다” 등 댓글로 비난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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