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배 패션이냐” 멜라니아, 이번엔 ‘모자’로 구설수

celsetta@donga.com2018-10-08 17: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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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matt_carotenuto
‘옷을 잘 입는다’는 표현에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복장을 고른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때와 장소에 적합한 차림새를 갖출 줄 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특히 일거수일투족이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정치인이나 유명인사들에게 패션은 단순한 겉치장이 아닌 메시지 전달의 수단이기도 하다.

공식석상에 종종 ‘멋은 있지만 오해를 살 수 있는’ 차림새로 나타나 비판 받는 미국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가 또다시 패션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엔 모자가 문제였다.

아프리카 순방 중인 멜라니아 여사는 10월 5일(이하 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 사파리 공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피스 헬멧(pith helmet)을 착용했다. 피스 헬멧은 1900년대 초반 유럽인들이 그들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나 인도 등을 찾을 때 자주 썼던 모자다. 사진이 공개되자 트위터 등 인터넷 여론을 중심으로 “유럽 관리가 식민지를 시찰할 때 착용했던 모자인 줄 몰랐나”, “요즘에는 피스 헬멧 쓰는 사람도 거의 없다. 굳이 왜 저걸 썼나”, “멜라니아에게는 전속 에티켓 전문가가 필요하다”라는 비난이 일었다.

멜라니아 여사가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복장으로 공격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8월 허리케인 피해 현장에 굽 높이 10cm가 넘는 ‘킬 힐’을 신고 나타나 “여기가 패션쇼장이냐, 이재민들을 놀리는 것이냐”는 비난에 직면했으며 2018년 6월 멕시코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에 방문했을 때는 ‘난 정말 신경 안 쓴다, 넌 어때?(I really dont care, Do U?)’라는 글귀가 등에 적힌 상의를 입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옷은 그저 옷일 뿐’이라며 멜라니아를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부모와 떨어져 격리돼 있는 아이들을 만나는 자리에 입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옷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불 붙은 ‘식민지 패션’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6일 이집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도 모자 관련 질문이 나오자 멜라니아 여사는 “내가 무엇을 입었는지가 아니라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에 집중해 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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