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때 감금된 ‘현대판 노예’…40년간 헛간에 갇혀 살던 남성 구조

celsetta@donga.com2018-10-05 17:38:09
공유하기 닫기
사진=Gangmasters and Labour Abuse Authority
성인이 되기도 전에 작은 헛간에 감금당해 40년간 강제노역에 시달리며 살아야 했던 58세 영국 남성이 가까스로 구조됐다.

영국 비정부공공기관 GLAA(Gangmasters and Labour Abuse Authority·악덕고용주 및 노동학대 단속기관) 소속 집행관들은 최근 노예노동이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하고 컴브리아 주 칼라일 북부로 출동했다. 집행관들은 한 사람이 겨우 누워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헛간에 갇힌 58세 남성을 발견해 구조했다. 헛간에는 흙투성이 이불과 TV, 소형 난방기구가 놓여 있었다.

집행관 마틴 플리머 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수 십 년에 걸친 감금과 학대로 매우 피폐해진 상태라고 알렸다. 그는 “구조대가 문을 열었을 때 피해자는 어둠 속에서 갑자기 손전등 빛을 마주친 토끼처럼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헛간 안에는 더러운 이불이 깔려 있었고 온기가 전혀 없어 사람이 살 만 한 환경이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16~17세 경 끌려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 하고 강제 노동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대는 피해자의 정신적 외상이 매우 깊어 치유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 남성을 감금하고 강제로 일을 시킨 가해자(79·남)는 강제노동 혐의로 즉각 체포됐다.

노예제는 사라졌지만 ‘현대판 노예’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인신매매와 노예노동 근절을 위해 활동하는 국제적 비영리단체 프리덤 유나이티드(Freedon United)는 2018년 현재 영국에만 13만 6000여 명의 노예노동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