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난 애국심 없다” 정부 비난한 中 대학생 ‘퇴학’ 논란

celsetta@donga.com2018-09-27 14: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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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unan City University
중국 허난대학교 신입생이 자국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가 학교에서 쫓겨났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9월 24일 CGTN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허난대 토목공학과 1학년 남학생 왕 동 씨는 9월 초 웨이보에 “중국을 사랑한다는 건 내 평생 불가능한 일”이라며 “나는 애국심이 없다. 어떻게 대학생이 돼서도 이 나라를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정부를 비난했습니다. 논란이 되자 왕 씨는 웨이보에 올린 글을 지웠으나 반정부적인 내용을 적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왕 씨의 웨이보 글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자 허난시대학 당위원회 선전부는 22일 공식 홈페이지에 “(왕 씨는)기숙사에서도 같은 학생들을 상대로 국가를 모욕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매우 극단적이고 잘못된 사고방식으로 타인에게 나쁜 영향을 끼쳤다”며 그의 학적을 박탈했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습니다. 학교 측은 “우리 학교는 국가 부흥에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고 학생들의 애국심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허난시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허난대학교가 ‘사상 불건전’을 이유로 학생을 쫓아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둘로나뉘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왕 씨 편을 드는 네티즌들은 “애국심이 없다는 이유로 처벌받는 나라, 애국심을 강요 받는 나라에서 진정한 애국시민이 생겨날 수 있을까?”, “왕 씨의 마음을 이해한다. 더 많이 배울수록 이 나라의 부조리함을 더 잘 알게 된다”, “대학생에게 발언의 자유를 허락하라”며 퇴학조치는 지나치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학교가 적절한 결정을 내렸다고 보는 이들은 “(애국심은) 중국인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학생은 지식인이 될 자격이 없다”, “발언의 자유를 누렸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학교에서 애국심 교육을 철저히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허난대학교를 비롯한 다수의 중국 대학교 교육과정에는 애국주의를 주제로 한 강의가 편성돼 있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언론통제와 검열, 국가주의사상 강요 등에 염증을 느끼고 인터넷 공간에서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청년 세대들은 나날이 늘어 가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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