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퓨마 결국 사살…“가둬놓고 돈벌이, 동물원 폐쇄해야” 靑 청원 봇물

cja0917@donga.com2018-09-19 09: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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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마 결국 사살
사진=채널A 캡처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퓨마 1마리가 우리를 탈출했다가 4시간 반 만에 결국 사살된 사건과 관련, 동물원 폐쇄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9월 19일 오전 8시 기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퓨마 사살 사건과 관련한 청원이 50여 건 게재됐다.

청원의 대다수는 동물원을 폐쇄해달라거나 퓨마 관리인과 퓨마를 사살한 관계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퓨마 탈출 사건이 발생한 대전 중구 사정동의 오월드 인근에 거주한다고 밝힌 한 청원인은 “재난문자를 접하고 두려움과 안타까움이 공존하는 시간이었다. 이번 일을 통해 동물원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퓨마의 경우 멸종 위기종이라 한다. 보호가 필요하다. 그게 좁은 우리에서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며 사육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동물원의 다른 동물들도 다르지 않을 거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이 살아온 환경은 각각 다를 것이다. 그 조건을 충족해 주지도 못하면서 동물들을 가둬놓고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동물원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청원인도 “야생의 넓은 산림에서 자유를 누려야 할 퓨마가 8년을 철장안에서 살다 탈출해 4시간의 자유를 채 만끽하기도 전에 사살됐다”며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동물원이라는 감옥 안에 가두어지고 평생을 그저 인간들의 눈 요깃거리로 사는 많은 동물들이 아직도 철장안에 갇혀 있다. 동물원에서 많은 동물들을 가둬 놓는 것은 엄연한 학대행위이고 꼭 필요한 행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조속히 동물원의 폐쇄를 청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도 “강제로 끌려와 돈벌이가 된 퓨마가 사람의 실수로 죽었다”, “안그래도 동물을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비자연적인 동물원인데 철저한 관리 속에서 살아가야할 동물이 피해를 받다니 정말이지 황당하다”, “제발 동물들이 원하는 곳에서 뛰어놀며 행복한 삶을 살다 생을 마감할 수 있게 동물원을 폐쇄해달라. 하다 못해 방목형 동물원만 개방할 수 있게 제도를 만들어 달라”, “인간이 동물을 위해 할 일은 우리에다가 동물을 가둬두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파괴를 멈춰 그들이 살 곳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동물원을 폐쇄시켜달라. 제발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이런 불상사를 더이상 만들지 않게 해달라” 등의 청원이 잇따랐다.

한편 앞서 9월 18일 오후 5시 10분경 대전 오월드에서 퓨마 1마리가 사라진 것을 사육사가 발견하고 119와 경찰에 신고했다.

119특수구조단과 경찰타격대, 동물원 측이 수색에 나서 1시간 반 만인 오후 6시 40분경 동물원 내 배수구 쪽에서 웅크리고 있던 퓨마를 발견했다. 동물원 측이 마취총 한 발을 쐈지만 퓨마는 완전히 마취되지 않은 채 달아났고, 수색대는 오후 9시 45분경 우리에서 400m쯤 떨어진 동물원 내 퇴비사 근처에서 다시 퓨마를 발견해 결국 사살했다.

소방 관계자는 “제때 생포하지 못하면 시민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어 숙의 끝에 사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물원 측은 직원이 이날 오전 우리를 청소한 뒤 철문을 닫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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