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난 후 어두운 교실에 홀로 남은 학생의 사연

phoebe@donga.com2018-09-17 19: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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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퀘존에 사는 한 학생의 사진이 네티즌들을 숙연하게 하고 있습니다.

말루삭 국립 고등학교 교사 마크 피 오르틸 포르나도로(Mark Pee Ortil Pornasdoro) 씨가 찍은 사진에서 이 학교 11학년 제릭 레이스(Jeric Reyes) 군은 학교 교실에서 혼자 숙제를 하고 있습니다.

포르나도로 씨의 페이스북 글에 따르면, 그는 오후 7시 30분쯤 다가오는 태풍을 대비하려 학교 이곳저곳을 다녔는데 교실에서 레이스 군을 발견했습니다. 수업은 끝이 났지만,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가난한 소년은 학교에서 숙제하기로 한 것입니다.

저녁 시간이 훨씬 지났기 때문에 학생이 배가 고플까 봐 걱정한 선생님. 하지만 소년은 “숙제가 얼마 남지 않았어요. 금방 갈게요”라며 선생님을 안심시켰다고 합니다.

“그 아이는 나중에 밥을 먹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치 배고픔의 고통이 자신의 친구인 것처럼, 마치 고통에 익숙해져야만 하는 것처럼 말이죠.”

포르나도로 씨는 “그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사람들이 가스램프만 겨우 쓰는 바랑게이 마을에 살고 있다”라며 “사람들은 이러한 빛의 원천을 놓아선 안 된다. 늦더라도, 배가 고프더라도, 그는 단지 공부하기 위해, 단지 배우기 위해 교실에 남았다. 고귀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레이스 군은 곧 숙제를 끝내고 오후 8시 전에 교실을 떠났습니다.

포르나도로 씨는 “나는 울고 있지만, 내 영혼은 웃고 있다. 희망이 있다”라고 적었습니다.

9월 13일 올린 포르나도로 씨의 페이스북 글은 17일 현재 26만 명이 감정을 표했고, 5만 번 이상 공유됐습니다.

“아, 나는 울었다. 주님은 당신을 축복하셨다”, “모든 학생이 이 아이에게서 배우길 바란다”, “그는 당장 배가 고플 수도 있지만 미래의 꿈을 가지고 있다. 그를 위해 기도하겠다”, “나는 그가 직면하고 있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인생에서 옳은 결정을 계속 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 저는 이 아이에게 경의를 표한다” 등의 응원 댓글도 이어졌습니다.

이후 글에서 포르나스도로 씨는 네티즌들이 자신을 위해 쓴 격려의 말을 읽는 레이스 군의 또 다른 사진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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