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거래하다 만난 남녀, 사랑의 힘으로 중독 탈출

celsetta@donga.com2018-09-14 14:09:44
공유하기 닫기
사진=The Colemans/Danielle Tudor
브리타니 호크레인(Brittany Hokrein·29)씨와 라이언 콜먼(Ryan Coleman·37)씨는 2015년 어두컴컴한 주차장에서 마약 구매자와 판매자로 처음 만났습니다. 심지어 마약 판매자였던 라이언 씨는 브리타니 씨에게 사기를 치려 시도했고, 속셈이 들키자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습니다.

비록 첫 만남의 순간은 아름답지 못 했지만 이제 두 사람은 사랑의 힘으로 마약 중독을 이겨내며 함께 미래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기적 같은 이 러브스토리는 9월 13일 CNN을 통해 소개됐습니다.

둘은 모두 어린 시절부터 마약을 시작했습니다. 브리타니 씨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힘들어하다 열네 살에 마리화나와 술에 손을 댔습니다. 술과 약물은 고민을 잠시 잊게 해 주었지만 제정신이 돌아오면 더욱 고통스러울 뿐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18세라는 어린 나이에 약물 중독자가 되었습니다.

군인 집안에서 태어난 라이언 씨는 미국 조지아 주와 독일을 오가며 생활했습니다. 화목한 가정이었지만 사춘기가 찾아오면서 가족들과 어울리지 못 하고 겉도는 느낌이 찾아왔고, 열네 살에 약물에 손을 댔습니다. 결국 17세에 학교를 자퇴한 라이언 씨는 LSD나 코카인, 헤로인 등 강력한 환각제에 빠져들었습니다. 부모님이 울며 불며 제발 약을 그만두라고 사정했지만 라이언 씨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었습니다. 둘은 2016년 마약중독 재활치료 모임에서 우연히 만나게 됐습니다. 주차장에서의 첫 만남 후 8개월 만이었습니다. 브리타니 씨는 라이언 씨를 ‘귀여운 남자’라고 생각했고, 라이언 씨는 ‘아름답고 어디서 본 듯 친숙한 여자’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잠시 뒤 라이언 씨는 브리타니 씨가 몇 달 전 주차장에서 본 그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GettyImagesBank
“그 순간 ‘이건 운명이야’ 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브리타니에게 다가가 예전에 사기 치려 했던 일을 사과했어요.”

그렇게 재회한 두 사람은 곧 사랑에 빠졌지만, 중독에서 벗어나는 건 너무도 힘든 일이었습니다. 둘은 몇 번이나 약에 다시 손을 댔고 2016년 10월 3일에는 함께 마약을 하다 정신을 잃기도 했습니다.

병원에서 눈을 뜬 라이언 씨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죽일 뻔 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다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 그는 브리타니 씨가 여성 마약중독자 전용 재활시설에 입소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마약을 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 간 두 사람은 연락을 완전히 끊고 각자 재활에 힘썼습니다. 브리타니 씨는 “우리가 살아남는 길은 각자의 회복을 우선시하는 것뿐이었습니다. 나부터 마약에서 벗어나 건강한 사람이 되어야 사랑도 할 수 있는 거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전화 한 통 하지 않았지만 상대방을 위해 마약을 끊기로 결심한 두 사람의 마음은 똑같았습니다. 재활치료 후 다시 만난 두 사람은 2018년 2월 24일 마침내 감동적인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현재 두 사람은 아담한 집에서 고양이 네 마리를 키우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라이언 씨는 전자담배 가게 점원이 되었고, 브리타니 씨는 과거의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을 돕고 싶어 재활시설 직원이 되었습니다. 부부가 함께 봉사활동을 다니기도 합니다.

부부는 “우리가 죽지 않고 살아있는 것은 신의 은총이며 놀라운 행운입니다. 어렵게 얻은 행복한 삶을 누리며 마약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돕고 살아갈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