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해” 악플에 충격받은 크론병 환자, 먹던 약 끊어 숨질 뻔

celsetta@donga.com2018-09-16 09: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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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이스북 'GetYourBellyOut'
‘뚱뚱하다’는 악플에 충격 받은 여성이 급격한 체중 저하로 생명의 위기를 겪었던 사연을 공개했습니다.

영국 맨체스터에 사는 제인 보몽(Jane Beaumont·24)씨는 11살에 발병한 크론병 때문에 늘 약을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어느 부위에서든 발병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명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제인 씨는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먹은 스테로이드성 약물 때문에 살이 조금 올랐지만 병에 지지 않고 인생을 즐기려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2014년 어느 날 받은 페이스북 쪽지 한 통이 그의 삶을 흔들었습니다. 친구들과 휴가지에서 즐겁게 놀고 온 제인 씨는 비키니 차림으로 찍은 사진을 자기 계정에 올렸는데, 누군가 이 사진을 보고 “뚱뚱한 주제에 비키니 사진 올리지 마라”는 악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습니다. 당시 제인 씨는 57kg로, 약 복용 전(48kg)에 비해 살이 붙기는 했으나 엄연히 정상 체중이었습니다.

상상조차 못 해 본 비난에 직면한 제인 씨. 예의 없는 사람의 헛소리라고 무시하려 했지만, 생각하지 않으려 할수록 자꾸만 머릿속에 악플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결국 제인 씨는 자신을 살찌게 만든 스테로이드 약물 탓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여겨 임의로 약을 끊어 버렸습니다.

의사와 상담 없이 약 복용을 중단한 대가는 너무도 컸습니다. 처음 며칠간은 도로 살이 빠지는 모습에 흐뭇했지만 몸은 급속도로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겁이 나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체중이 30kg가량이나 빠져 버렸으며 소화 기관도 제 기능을 거의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제인 씨는 2015년 한 해 동안 입원과 수술을 반복하며 건강을 되찾기 위한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배에 관을 꽂아 직접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앙상한 몸으로 침대에 누워 있는 동안 그는 자기 인생을 다시 돌아보았습니다.

“가족, 친구, 의료진 등 모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저는 천천히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은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든 때였습니다. 이제 저는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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