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복 갈아 입었는데”…‘스쿨어택’, 여중 몰카 논란

toystory@donga.com2018-09-11 15: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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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캡처.
스쿨어택2018 트위터 캡처.
인기 가수들이 학교로 찾아가 청소년들과 소통하는 케이블 채널 SBS funE의 프로그램 '스쿨어택2018'이 몰카(몰래카메라) 논란에 휩싸였다.

9월 10일 오후 서울의 A 여중에서는 특강을 하겠다며 학생들을 강당으로 모았다. 이는 특강이 아닌 인기그룹 'NCT DREAM'이 깜짝 등장하는 '스쿨어택2018' 방송 촬영이었고, 학생들은 즐거워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공포감에 떨어야 했다. 이유는 강당에 가기 전 교실 내 카메라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A 여중에 재학 중인 B 양의 같은 반 친구들은 이날 낮 12시쯤 교실 천장에 낯선 카메라를 발견했다. 카메라를 발견한 반 학생들은 "이게 뭐야?", "불법 촬영이야?", "기분 나쁘다" 라는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은 곧장 선생님에게 카메라에 대해 설명했고, 선생님은 체육복으로 카메라를 가렸다. 그리고 학생들은 불안감을 갖고 특강을 듣기 위해 강당으로 갔다. 하지만 학생들이 모이자 '스쿨어택2018'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등장했고, 'NCT DREAM'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학생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B 양의 반 친구들은 좋아할 수가 없었다. 자신들의 모습이 등교 때부터 카메라를 발견한 낮 12시까지 노출됐기 때문이다.

B 양은 "이날 체육 수업이 있어서 일부 학생들은 교복에서 체육복으로 갈아입었다. 특히 저희 학교는 교복 바지도 착용이 가능하다. 아마 카메라에 탈의하는 모습이 담겨 있을 거다. 너무 당황스럽고 불안하고 불쾌하다. 카메라가 설치된 다른 반 어떤 학생은 속바지만 입고 있었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B 양에 따르면 카메라는 여러 반에 설치됐다. 기존의 카메라 설치 목적은 '스쿨어택2018'을 신청한 학생의 미션 수행 때문이다. 하지만 미션을 신청한 학생 반 외에 다른 반에 사전 협의 없이 카메라가 설치된 것이다.

B 양은 "일단 선생님들이 촬영팀 가기 전에 붙잡아서 사과받고 파일을 삭제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복사가 돼 있는지, 안 돼 있는지도 모르고. 불안하다. 그리고 편집하면서 영상들을 다 볼 거 아니냐. 화난다. 학생들 협의 없이 카메라를 설치한 것부터가 잘못된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스쿨어택2018' 측은 9월 10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금일 촬영시 학생들의 리액션 촬영을 위해 학교 측의 협조를 구한 뒤 교내 일부 교실에 거치 카메라를 설치, 일부 촬영이 진행됐다. 심리적 불편을 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해당 학교 선생님 참관 하에 교실에 설치됐던 전 카메라의 촬영본 삭제 작업을 마쳤다. 앞으로 학생 여러분께 좋은 추억만 선물할 수 있도록 더욱 신중하고 사려 깊은 스쿨어택이 되겠다"라고 입장문을 냈다.

하지만 이를 본 누리꾼들은 "불법 촬영하고 지우면 되나요?", "당연히 삭제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리액션 촬영 협조는 학교에 협조할 게 아니라 학생들에게 협조를 구해야죠", "학생들 정신적 피해나 보상하세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B 양은 "교실에서 일어나는 건 우리들의 사생활이다. 스쿨어택2018 측의 카메라 촬영으로 사생활 침해를 당한 것 같다"라고 했다. 학생들에게 추억을 선사하겠다며 진행된 촬영 과정이 학생들에게 악몽으로 남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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