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후원금으로 구두 사 모으고, 호화여행 다닌 커플

phoebe@donga.com2018-09-11 21:00:01
공유하기 닫기
출처=고펀드미
해병대 출신 ‘의인’ 노숙자에게 주라고 시민들이 한푼 두푼 모아 마련한 40만 달러(한화로 약 4억 5000만 원) 후원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미국 필라델피아 커플이 이 돈으로 명품 구두를 사 모으고, 값비싼 휴가를 가는 등 흥청망청 써버렸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9월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노숙자 존 보빗(John Bobbitt) 씨의 변호사가 이같이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재클린 프로미슬로(Jacqueline Promislo) 변호사는 언론에 40만 달러 모금을 실사한 결과, 이들은 미친 듯 여행을 다녔고, 호화 사치로 유명한 필리핀 전 영부인 이멜다 마르코스와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신발을 사 모았다고 말했습니다.  

그사이 노숙자 보빗 씨는 생계를 위해 빈병을 줍고 다녔습니다.

변호사에 따르면, 고펀드미에 후원금 계좌를 연 케이트 맥클루어(Kate McClure)와 마크 디아미코(Mark D' Amico) 커플은 지난해 가을 처음 돈이 들어오기 시작한 때부터 “제대로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쇼핑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루이뷔통 가방과 샤넬 선글라스, 새로운 아이폰을 샀습니다. 고가의 나이키 운동화도 수집했습니다. 이제 그들은 돈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 돈이 다 어디로 갔겠습니까.”



맥클루어 씨 커플이 후원금을 횡령해 여행한 곳으로 알려진 라스베이거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지난해 10월, 타고 가던 차의 휘발유가 떨어져 오도 가도 못 하고 밤거리에서 떨던 젊은 여성 케이트 맥클루어 씨를 본 보빗 씨는 가진 돈 20달러를 털어 주유소까지 직접 걸어가 휘발유를 사다줬습니다. 맥클루어 씨 커플은 후원금 계좌를 설립해 1만 4000명이 넘는 시민들에게 총 40만 2706달러를 받았습니다. 보빗 씨와 맥클루어 씨는 방송까지 출연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그러나 올 여름, 보빗 씨는 필라델피아의 한 다리 아래서 발견됐습니다. ‘후원금은 어디다 쓰고 이렇게 사느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보빗 씨는 맥클루어 커플이 돈을 횡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미담에 열광했던 사람들은 분노했습니다.

하나 둘 사건의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진실은 맥클루어 씨 부부가 횡령한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본성이 나쁜 사람들은 아닌데 갑작스럽게 돈이 들어오자 욕심을 부린 것 같다”라고 보빗 씨는 말했습니다.

커플이 새로 장만한 BMW는 벌링턴 카운티 검찰청이 지난 6일 기습적으로 압수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