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요청 한국팬 뒤에서 '눈 찢는' 인종차별한 칠레 축구선수

ptk@donga.com2018-09-11 1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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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과 평가전을 앞두고 동양인 비하 행동을 한 칠레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디에고 발데스(24‧모렐리아)가 사과 했다.

발데스는 9일 수원역 근처에서 한국 축구팬의 사진 요청에 응하면서 양손으로 눈을 찢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는 서양인들이 동양인의 외모를 비하할 때 주로 보이는 행동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엄격하게 금지하는 인종차별 행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11월 방한 경기를 치르던 콜롬비아 대표팀 에드윈 카르도나가 기성용을 향해 눈을 찢는 행동을 보였다가 FIFA로 부터 5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2만 스위스 프랑(약 2200만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발데스의 인종차별 행위에 국내 축구팬들은 분노했고, 10일 열린 칠레 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다.

이에 칠레 대표팀의 레이날두 루에다 감독은 "축구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해 축구팬들의 분노를 키웠다.

칠레 언론들도 발데스의 행동에 대해 "일본에서는 지진으로 평가전을 치르지 못했던 칠레가 한국에서는 인종차별 논란으로 평가전도 치르기 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일은 삿포로 강진으로 정신적 피로를 얻은 칠레 선수들이 훈련을 취소하고 한국과 경기가 열리는 수원 곳곳을 둘러보며 휴식을 취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발데스는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누군가를 공격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상처 받았을 수도 있는 누군가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평가전을 치른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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