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불태워라’ 보이콧… 인종차별 항의한 흑인 모델로 쓴 탓?

hwangjh@donga.com2018-09-06 14: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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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일부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나이키 보이콧이 확산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나이키의 슬로건 ‘Just Do IT’을 비꼰 ‘#JustBurnIt’이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흑인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로 국민의례를 거부해 유명세를 탔던 전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나이키의 새 모델로 기용됐기 때문이다.

캐퍼닉에 반대하는 이들은 트위터에 ‘#저스트번잇(Just Burn It)’이라는 태그와 함께 운동화를 비롯한 나이키 제품을 불태우는 영상과 사진을 인증하고 있다. #보이콧나이키(Boycott Nike)라는 태그도 같이 올라온다. 한 트위터리안은 나이키 운동화를 신은 채 불을 붙여 발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시청률이 저 밑으로 떨어진 NFL 같이 나이키도 분노와 보이콧으로 완전히 죽어가고 있다”며 “그들이 일이 이렇게 될 줄 생각이나 했을지 궁금하다“고 이번 사태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NFL 선수들의 국민의례 거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같은 논란으로 나이키 주가는 한때 4% 가량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키에 지지를 보내는 이들 또한 많다. 케니 스틸스, 쇼니 메리먼, 켈빈 비첨을 비롯한 여러 NFL 선수들과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 등이 그렇다. 캐퍼닉의 트위터에도 수많은 지지글이 쏟아지고 있다.

NFL의 간판스타였던 캐퍼닉은 미국 사회, 특히 미국 흑인 사회에서 의미가 깊은 인물이다. 2016년 그는 경기 전 진행하는 국민의례를 거부하고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 등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취지였다. 이후 다른 선수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를 지지했지만 트럼프 지지자를 비롯한 일부 국민들은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개자식들(sons of bitches)”라는 격앙된 말로 비난을 쏟아냈다. 일부 보수 인사들 역시 “애국심이 없는 행동”이라 비난했다.

하지만 2018년 캐퍼닉은 이 운동으로 국제엠네스티 양심대사상(Ambassador of Conscience Award)을 수상했다. 국제엠네스티 측은 “캐퍼닉은 인종 차별과 맞섰고, 타협을 거부했으며,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캐퍼닉은 지난해 3월 소속팀이던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과의 계약 종료 후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고 현재 무적 상태다. 현지 언론은 캐퍼닉이 인종차별과 관련된 정치적 이유로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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