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습격으로부터 주인 지키고 목숨 잃은 반려견…“용감한 작은 친구”

hwangjh@donga.com2018-09-05 17: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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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iffany Merrill 페이스
주인 가족의 목숨을 구하고 세상을 떠난 반려견 피클(Pickle)의 사연이 전해졌다.

4일 미국 지역매체 샬롯옵저버, WLOS 등 외신은 지난달 31일 캐롤라이나 블랙 마운틴에 위치한 한 가정집에서 반려견 피클이 집에 침입한 곰을 쫓아내고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피클의 주인인 티파니 메릴(Tiffany Merrill)은 이 날 페이스북에 “내 개(피클)가 나를 살렸다”는 글을 썼다. 피클은 검은 털을 가진 토이푸들로 몸무게가 5파운드(약2.3kg) 밖에 나가지 않는 작은 개였다.

이 날 오전 6시경, 집 문을 열었을 때 메릴은 거대한 곰 한 마리를 목격했다. 곰은 무게가 150~200파운드(약68~91kg) 가량 나가 보였다.

자신이 코 앞에 선 곰에게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생각한 메릴은 방에 있는 아이들을 향해 방 문을 닫으라고 소리를 질렀다. 아이들이 있는 방으로 도망갈 생각도 하지 않았다. 놀라 뒷걸음질 치는 동안 발목을 삐고 허리를 다쳤다.

죽음을 각오한 그 순간 피클이 나타났다. 피클은 작은 몸을 던져 메릴의 앞을 막아선 뒤 곰을 향해 힘껏 짖었다. 그리고 집 밖으로 곰을 유인했다.

덕분에 메릴과 가족들은 목숨을 구했다. 하지만 피클은 그렇지 못했다. 곰의 공격으로 부상을 입은 피클은 즉시 인근 동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다.

메릴은 병원에 누워 있는 피클의 사진을 공개하며 “내 영웅이 곰으로부터 내 목숨을 구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우리는 가족의 매우 큰 부분을 잃었다. 가슴이 아프다”고도 했다. 그는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아무도 내 손에서 음식을 뺏으려 하지 않고 아무도 문을 여는 나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말로 피클의 빈 자리에 대해 추억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피클을 기억 속에 잘 담아두라”, “용감한 작은 친구. 당신의 상실감을 위로한다” 등 댓글로 피클을 추억하고 메릴을 응원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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