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4억 5000만원 싹 사라져…노숙자 의인 ‘망연자실’

phoebe@donga.com2018-09-06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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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펀드미
지난해 어려움에 부닥친 여성을 도와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칭송받은 미국 노숙자 존 보빗(John Bobbitt) 씨가 배신을 당했습니다. 미담이 알려지자, 각지에서 40만 달러(한화로 약 4억 5000만 원)이 넘는 성금이 모였는데요. 이 돈이 전부 사라졌다고 합니다.

9월 4일(현지시간) 미 ABC, 폭스뉴스에 따르면, 보빗 씨의 소송 대리인 크리스트 팰런(Christ Fallon) 변호사가 이날 아침 이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타고 가던 차의 휘발유가 떨어져 오도 가도 못 하고 밤거리에서 떨던 젊은 여성 케이트 맥클루어(Kate McClure) 씨를 본 보빗 씨는 가진 돈 20달러를 털어 주유소까지 직접 걸어가 휘발유를 사다줬습니다.

▶ 전 재산 2만 원 털어 여성 운전자 안전 지켜준 노숙자
▶선행 알려져 4억 기부받은 노숙자 "일부는 다른 곳에 기부할 예정"
▶ 노숙자 돕겠다며 후원사이트 개설하더니…횡령?



이에 맥클루어 씨는 온라인에 미담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남자 친구 마크 다미코(Mark D' Amico) 씨와 기부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후원계좌를 개설하고, 보빗 씨의 재활을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보빗 씨와 맥클루어 씨는 당시 방송 출연까지 하며 큰 화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맥클루어 씨는 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습니다. 맥클루어 씨 커플이 새 BMW를 사고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호화로운 휴가를 즐겼다는 소문만 들려왔습니다.

보빗 씨는 최근 맥클루어 씨 커플을 고소했습니다. 그러다 팰펀 변호사는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맥클루어 커플과의 전화 회의를 하다가 기부금 계좌의 재정상태를 알게 된 것입니다. 계좌에는 돈이 한 푼도 없다는 것입니다.

팰런 변호사는 “그 말을 들었을 때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라고 폭스뉴스에 말했습니다. 그는 커플 명의 은행계좌를 압류할 수 있도록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출처=ABC뉴스
지난주 법원은 맥클루어 씨 커플에게 후원금을 보빗 씨의 신탁으로 옮기고, 10일 이내에 후원금 사용 내역을 적은 회계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고펀드미 사이트에 모인 보빗 씨 후원금은 약 40만 2700달러(약 4억 5200만 원)입니다. 보빗 씨는 이중 7만 5000달러(약 8430만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아미코 씨는 8월 언론 인터뷰에서 보빗 씨가 직업을 얻고 약물 사용을 중단하면 자신들은 후원금을 다 전달하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9월 4일까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후원금이 어디로 갔는지는 불분명합니다. 고펀드미는 성명을 통해 “모든 후원금이 다 보빗 씨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고펀드미는 보빗 씨가 우선 거주할 집을 구하는 걸 돕겠다며 변호사가 개설한 계정에 2만 달러(약 2200만원)를 기부했습니다. 회사는 또한 경찰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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