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힘으로!” 학교 보안관 해고 막은 고등학생들

hwangjh@donga.com2018-09-03 18: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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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TN 보도 화면
경기 고양국제고등학교 학생들이 힘을 모아 해고 위기에 놓인 비정규직 학교 보안관들을 복직 시켰다. 재학생과 졸업생 200여명이 모인 ‘보안관님 해직사태 해결을 위한 학생행동, 보통사람들’이 일궈낸 성과다.

고양국제고 2학년에 재학 중인 권혁진 군은 지난달 보안관으로부터 ‘31일자로 학교를 떠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학교에는 두 명의 보안관이 지난 6년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일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학교 측은 이들에게 고용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해고 통보’를 해왔다.

권 군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가까이 계시던 분이 이렇게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근무를 하고 계셨다는 것을 몰란다는 사실에 죄책감이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보안관 님들은 (정문을 지키는 직책 외에) 선생님이기도 하셨고 상담사이기도 하셨다”는 말로 애정도 드러냈다.

이런 보안관들의 갑작스런 해고 소식에 권 군을 비롯한 학생들은 ‘해고를 막자’고 나섰다. 페이스북에 ‘보통사람들’이라는 연대단체를 개설하자 200여명의 재학생과 졸업생이 동참했다. 전교생 600명 중 541명이 해고 반대에 서명했고, 학부모 800여 명도 뜻을 같이 했다.



사진=보통사람들 페이스북
학교 보안관은 용역회사 소속으로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을 위해 학교 내 간접고용 대상자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경비용역은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니라는 도 교육청 판단이 도리어 보안관들에게는 해고의 불씨가 됐다.

보통사람들은 “보안관들의 바람은 복직 한 가지”라며 “8월 초 내려온 갑작스런 해직 통보에 실업급여와 근무처 등의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규직 전환과 근무 환경 개선 등도 언급했다.

기자회견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가 퍼져가자 결국 도 교육청은 학교에 ‘보안관의 재계약은 학교장 재량에 해당한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학교 측도 이를 근거로 보안관들의 복직을 결정했다. 보통사람들 측은 “학생 분들의 참여와 홍보, 활동 덕에 이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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