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후폭풍’ 일파만파…병무청장 “병역특례 전면 재검토”

bong087@donga.com2018-09-03 17:44:02
공유하기 닫기
스포츠동아DB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무난하게 금메달을 따면서 큰 활약 없이 병역 혜택을 받게 된 오지환을 겨냥한 날선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병무청장이 체육·예술 분야의 병역특례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9월 3일 병무청 대변인실 관계자에 따르면 기찬수 병무청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민 목소리를 수렴해 병역특례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병무청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예술·체육요원으로의 편입을 추천하는 곳은 문화체육관광부이고, 관련 규정을 만드는 곳은 국방부다. 병무청은 병사를 관리하는 곳”이라면서 “아시안게임 진행 과정에서 병역특례 관련 문의가 계속 오고, 비판 목소리도 계속되니까 병무청장이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온라인에선 병역특례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 ▲아시아경기 1위 입상자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등이 병역 혜택을 받는다. 단, 스포츠 단체경기종목의 경우 실제로 출전한 선수만 해당한다. 병역특례를 받게 되는 이들은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형식상으로는 공익근무요원(34개월)으로 편성돼 각 예체능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복무 기간을 대체한다.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혜택을 주는 병역법이 만들어진 건 1973년이다. 이와 함께 한류에 공헌하는 아이돌 등에게도 같은 논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도 계속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병무청은 2011년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딴 예체능 특기자의 병역을 사실상 면제해 주는 예술·체육요원 제도에 ‘누적점수제’를 도입하고, 병역 면제 대신 사회봉사활동 등 대체복무를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김한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2년 8월 올림픽대회, 세계선수권대회 및 월드컵 축구대회 등 국제대회에 국가대표로 선발돼 훈련을 받는 선수가 원할 경우에 그 훈련기간 동안은 ‘체육요원’으로 편입돼 복무한 것으로 간주하는 병역 법안을 냈지만 상임위에서 가로막혔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9월 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오지환 등이 병역 특혜 논란에 휩싸인 것과 관련, “우리 국민들은 결과만 보지 않는다. 과정에서 공정했는가를 중요하게 본다”면서 “지금 군 면제 제도가 잘못되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제도를 개정 보완할 필요가 있다. 제가 주장하는 요지는 그동안 국방부(병무청)에서 제안한 누적 점수제가 있다. 그것은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도 점수를 일부 반영하고 올림픽 메달 획득도 점수를 일부 반영, 또 권위 있는 일부 세계대회도 점수를 일부 반영해서 100점 만점 기준으로 합산해서 군 면제 적용 여부를 검토하는 안”이라며 “여러 문제 제기들이 나오는데 그냥 넘어갈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여러 가지 의견을 종합해서 체육선수 군 면제를 받더라도 다 같이 박수 받을 수 있는 그런 제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