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그만둬” 옴 진리교 교주 최후의 날

phoebe@donga.com2018-08-30 15:38:27
공유하기 닫기
아사하라 옴진리교 교주.NHK 캡처
2018년 7월 6일 아침, 옴 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와 전 간부 여섯 명의 사형이 집행됐다. 26일 남은 6명의 사형이 진행됐고, 이로써 옴 진리교 사건 사형수 13명 전원이 처형됐다. 그러나 옴 진리교 사건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아직 풀리지 않은 많은 수수께끼가 남아 있고, 옴 부활의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주모자 아사하라 쇼코는 도대체 어떤 인물이었을까.

최근 사건의 진상을 공개한 이치하시 후미야(一橋文哉)의 저서 ‘옴 진리교 사건이란 무엇이었을까?’가 일본에서 출간됐다. 일본 잡지 보이스(Voice)는 책의 일부 내용을 발췌 소개해 아사하라의 마지막 순간을 전했다.



이치하시 후미야(一橋文哉) 저 ‘옴 진리교 사건이란 무엇이었을까?’
아사하라 쇼코(본명 마츠모토 치즈오)는 1995년 3월 도쿄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살포를 지시해 출근길 승객 13명을 죽이고 6200명을 다치게 했다. 1994년에는 옴진리교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사카모토 쓰쓰미(坂本堤·당시 33세) 변호사 일가족 3명을 목 졸라 숨지게 했고, 1994년 6월에는 나가노 현 마쓰모토 시에 사린가스를 무차별 살포해 7명을 죽게 했다.

1995년 5월 체포된 아사하라는 전 교단 간부 12명과 함께 사형을 선고받았다. 체포 이후 23년 만에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그날 아사하라는 평소처럼 아침 7시에 기상했다.

일본에서 사형집행을 드물게 하게 되면서, 사형수가 구치소에 입소하고 형이 집행되기까지는 15~10년으로 길어졌다. 하지만 언제 저승사자가 올지 모른다는 공포심은 상당히 무거운 것이다. 사형수들은 교도관의 언행이나 식사 내용, 구치소 내 분위기 등으로 어쩐지 “다음은 내 차례”라고 느끼고 긴장감을 높인다고 한다. 교도관이 평상시와 다른 언동을 취하면 패닉에 빠지는 사형수도 있을 정도다.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던 아사하라 쇼코는 평소 두 교도관이 양쪽에서 팔을 잡아 주지 않으면 서지도 못했다고 한다. 평소 운동도 다른 사형수와 달리 교도관 4~5명에 둘러싸여서 다른 운동장에 갔고 거의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만으로 끝냈다.

목욕도 혼자서는 못해 몸을 씻는 것은 물론 비치된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았다. 착용하던 기저귀 교환을 포함해 옷을 입는 것도 모두 교도관의 도움을 받았다. 식욕은 떨어지지 않은 것처럼 보였으나, 체중은 급감해 정신의 균형을 잃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하루동일 벽에 기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중얼하면서 지냈다.

한 교도관은 “아사하라는 중얼거리는 말은 범어 같은 문구이거나 ‘쇼코, 쇼코’라며 자기 이름을 연호하는 것도 있어 정말 정신에 탈이 난 것 같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구치소 관계자의 증언에 근거한 그의 마지막 모습은 다음과 같다.

오전 7시 30분 넘어 아사하라의 독방 출입구에 있는 창 너머로 평상시 못 보던 교도관이 “출방이다(방을 나간다는 뜻)”라고 말했다.

대개 사형수들은 낯선 얼굴과 목소리 때문에 자신의 운명을 깨닫고 안면을 창백하게 하고 고개를 숙이며 교도관의 지시를 따르거나, 소리를 지르며 날뛰고 저항한다. 모두 평상시와 다른 행동을 한다.

아사하라는 두 교도관에게 양팔을 잡히자 “빌어먹을. 그만둬”라고 외쳤다. 독방에서 나와 복도를 걷던 그는 아무런 표시도 없는 방 앞에 도착했다. 대기하던 교도관이 두 손으로 방문을 열자 두꺼운 커튼이 달린 좁은 통로가 나왔다. 걸어가면 갑자기 계단이 나오고 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 기색이 전해져 온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여기까지 오면 무슨 일이 기다리는지 짐작하는 사형수가 많다. 하지만, 아사하라는 중얼중얼 작은 소리로 말할 뿐이었다.

교도관 네 명이 그를 계단으로 밀어 올렸다. 커튼 아래 흐르는 차가운 바람이 뺨을 어루만졌는지, 아사하라는 몸을 떨었다. 커튼 너머는 사실 형장의 지하실이다. 밧줄을 내려 시신을 처리하는 장소이다. 차가운 피비린내를 맡았을 수도 있다.

옆에 있는 방에는 다섯 명의 남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구치소장, 검사와 총무부장 등 구치소 간부들이 있고 옆에는 제단이 설치되어 승려도 서 있었다.

“마츠모토 치즈오 군, 유감이지만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형 집행 명령이 왔다. 작별이다.”

그렇게 아사하라는 사형대 위에 올랐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