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개 치료해줘!” 응급실에서 소란 피운 남성, 결국…

hwangjh@donga.com2018-08-29 17: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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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응급실에 반려견을 데려와 “진료를 봐달라”며 생떼를 부린 남성이 있다고 간간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이 전했다.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 8월 26일 새벽 4시경. 중국 광시장족자치구에 위치한 광시민족병원 응급실에 한 남성이 골든리트리버 한 마리를 데리고 들어왔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 화면 캡처
남성은 자신의 반려견이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며 치료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당시 응급실에는 많은 응급 환자가 진료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일반 병원에서 동물을 치료하는 것이 옳은지는 그 다음 문제였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개의 부상은 그렇게 심한 정도가 아니었다. 현장에 있던 간호사는 “왼쪽 뒷다리에 상처가 있었지만 출혈도 없고, 정상적인 활동에 지장을 주는 정도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공개된 현장 영상에서 개는 고통을 호소하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진료를 거절당한 남성은 고함을 치고 상황을 설명하는 의사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의사에게 삿대질을 하며 옷깃을 잡아당기기도 했다. 의사는 “이 곳은 동물 병원이 아니다. 소란을 피우지 말아달라. 환자가 많으니 제발 가달라”고 했지만 남성은 막무가내였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 화면 캡처
병원 측에 따르면 남성은 심지어 개가 죽으면 당신의 책임이라고 협박한 뒤 앉아 있는 개 곁에 무릎을 꿇고 크게 울기 시작했다. 이 소란이 일어나는 동안 개는 얌전히 앉아서 주인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남성은 결국 병원 보안 요원에 의해 응급실에서 쫓겨났다. 소란을 일으킨지 20분이 지난 이후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소리를 지르며 응급실 문을 걷어차고 자신을 자오(赵)모 씨라고 밝히면서 의사를 죽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와 관련 현지 경찰은 “현재 사건을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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