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간암 말기 환자가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3일 뒤 세상을 떠났다. 그는 들 것에 실려 짧은 시간 동안 웨딩드레스를 입은 딸 곁에 있었다.
최근 영국 매체 ‘메트로’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달 9일 필리핀 마닐라 라스피냐스의 한 성당에서 열린 결혼식에선 신부의 아버지 페드로 빌라린 씨(65)가 들 것에 실려 입장했다.
신부 샬롯 빌라린 씨는 2개월 전 간암 말기인 아버지의 상태가 악화되자 결혼식 날짜를 앞당겼다. 페드로 씨는 1년 동안 암 투병 중이었다.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은 딸의 결혼식을 보고 눈을 감는 것이었다. 샬롯 씨는 아버지의 소원을 이뤄드리기로 했다.
결혼식 당일 샬롯 씨는 아버지를 위해 개인 간병인(Private nurse)을 고용하고 구급차를 불렀다. 페드로 씨는 단장을 하고 정장을 입었다. 그는 휠체어를 탄 채 딸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앉을 체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들 것에 실려 결혼식장에 들어갔다. 샬롯 씨에 따르면, 이 순간에도 페드로 씨는 고통스러워했다.
친척들은 페드로 씨가 딸의 손을 잡고 이동할 때 들 것을 성당 제단 앞으로 끌고 왔다. 결혼식 영상을 보면, 페드로 씨는 누운 채 사위와 포옹했다. 일부 하객들은 눈물을 흘렸다.
샬롯 씨는 “결혼식 때 너무 행복했다. 우리는 아버지가 곧 떠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이 아팠다”면서 “그래도 아버지가 결혼식에 있으셔서 기뻤다”라고 말했다.
페드로 씨는 3일 후인 12일 눈을 감았다. 샬롯 씨는 “아버지의 죽음은 너무 아픈 일이다”면서도 “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렸으니, 그걸로 행복하다”라고 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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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 매체 ‘메트로’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달 9일 필리핀 마닐라 라스피냐스의 한 성당에서 열린 결혼식에선 신부의 아버지 페드로 빌라린 씨(65)가 들 것에 실려 입장했다.
신부 샬롯 빌라린 씨는 2개월 전 간암 말기인 아버지의 상태가 악화되자 결혼식 날짜를 앞당겼다. 페드로 씨는 1년 동안 암 투병 중이었다.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은 딸의 결혼식을 보고 눈을 감는 것이었다. 샬롯 씨는 아버지의 소원을 이뤄드리기로 했다.
결혼식 당일 샬롯 씨는 아버지를 위해 개인 간병인(Private nurse)을 고용하고 구급차를 불렀다. 페드로 씨는 단장을 하고 정장을 입었다. 그는 휠체어를 탄 채 딸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앉을 체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들 것에 실려 결혼식장에 들어갔다. 샬롯 씨에 따르면, 이 순간에도 페드로 씨는 고통스러워했다.
친척들은 페드로 씨가 딸의 손을 잡고 이동할 때 들 것을 성당 제단 앞으로 끌고 왔다. 결혼식 영상을 보면, 페드로 씨는 누운 채 사위와 포옹했다. 일부 하객들은 눈물을 흘렸다.
샬롯 씨는 “결혼식 때 너무 행복했다. 우리는 아버지가 곧 떠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이 아팠다”면서 “그래도 아버지가 결혼식에 있으셔서 기뻤다”라고 말했다.
페드로 씨는 3일 후인 12일 눈을 감았다. 샬롯 씨는 “아버지의 죽음은 너무 아픈 일이다”면서도 “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렸으니, 그걸로 행복하다”라고 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